경기옛길: 삼남길

해남 땅끝마을

김완묵 2016. 12. 1. 18:57

일  시: 2016년 11월 29일

장  소: 전남 해남군 송지면

 

                                                            삼남길 종착점

이제 처음길 16km를 완주하고 나면, 서울 남태령에서 시작한 삼남길도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된다. 하지만 내일은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서, 오늘 중으로 마무리를 하고 서울로 올라가야 하는 지라 생각이 많을 수밖에 없다. 해서 도솔암(兜率庵) 입구로 돌아가는 처음길을 생략하고 77번 국도를 따라가는 해안길 10km로 축소하게 된다.

 

사구미 해변에서 휴식을 하는 중, 봉고트럭 한대가 주차장으로 들어온다. 잠시 후 운전수는 내게로 다가와, 땅 끝 마을이 처음인데 가는 길이면 안내를 해 달라고 한다. 불감청고소원(不敢請固所願)이라, 감히 청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본래부터 간절히 바라는 나의 심정을 어찌 알았단 말인가.

 

두 사람은 의기투합하여 땅끝 마을을 향하여 달려간다. 돌 침대 공장을 운영하는 사장님인데, 납품 차 내려왔다가 땅 끝 마을 전망대가 보고 싶어 찾아가는 중이라고 한다. 타향에서 고향의 까마귀만 보아도 반갑다고 하는데, 의정부에서 일산은 지척의 거리가 아닌가. 이런 찰떡궁합이 어디 있단 말인가.

 

4대강을 답사하며 쓴물길따라 삼천리수필집을 건네주며, 전국토를 유람중인데, 부산 오륙도에서 시작하는 해파랑길 770km와 휴전선을 횡단하는 평화누리길 450km를 완주하고, 삼남 천리길도 오늘로서 마무리를 한다는 설명에 경이(驚異)의 눈길로 바라본다.

 

김포반도 대명항에서 시작한 서해안 답사도 영광까지 1000km를 완주하고, 백두대간종주와 국내 일천산(一千山)을 올랐다는 자랑 속에 땅 끝 마을 전망대 주차장에 도착한다. 우리는 십년지기가 되어 전망대로 향하는 계단을 성큼성큼 오른다. 서울 남태령에서 출발한지 2년 반 만에 삼남천리 길을 완주하고 갈두산 전망대에 올라선 감회를 뉘라서 알겠는가.

 

하늘에는 영광이요, 땅에는 축복. 구름 한 점 없이 청명한 하늘과, 옥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 검푸른 바다위에 점점이 떠 있는 섬들이 한 폭의 산수화를 그려낸다. 난생 처음 본다는 다도해의 아름다움에 취해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 박윤섭 사장”, 포천에서 왔다는 자매들 까지 합세하고 보니 우연히 만난 축하객들로 삼남길 완주에 꽃을 피운다.

 

전망대에서 내려온 우리는 박사장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땅끝 탑을 찾아 나선다. 인고의 세월을 지켜온 후박나무들, 땅끝 마을이 온 국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을 줄을 미리알고 있었는지? 대답대신 시원한 그늘 속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모노레일(전망탑 가는 길)승강장을 지나며 본격적인 산책로가 시작된다.

땅 끝의 기가 모여 있는 곳, 바다와 육지가 만나는 갈두리 땅 끝 탑 아래 서 있다. 북위341721초 한반도에서 가장 남쪽 끝자락. 백두산의 정기를 받아 내려온 백두대간이 한반도를 섭렵하는 중, 무령고개에서 분기하여 호남정맥을 일구고, 바람재에서 갈라져 해남의 땅끝 마을까지 117km를 숨 가쁘게 달려온 땅끝기맥이 이곳 갈두리 해안에서 숨을 고른다.

 

!!! 감개무량(感慨無量)함이여. 우리의 국토 최남단에서 다시 한 번 나라사랑의 뜨거운 감동을 맛본다. 갈두리 선착장에서 떠나는 배는 흑일도, 백일도, 노화도, 보길도까지 남해바다에 점점이 흩어진 섬들을 찾아다니며 육지소식을 전하고 섬들의 외로움을 달래준다.

 

잔잔한 바다에서 잡아 올리는 어부들의 풍요로움과, 갈두리를 찾아온 가족의 행복과 연인들이 사랑으로 승화하는 희망의 공원에서, 두 손 모아 소망의 종을 울리리라. 1415분 광주행 직행버스에 오르며 머나먼 삼남길 도보여행도 막을 내린다.

 

 

 

 

 

 

 

 

 

 

 

 

 

 

 

 

                                                                          함께 조우한 박윤섭사장

 

 

 

 

 

 

 

 

 

 

 

 

 

 

 

 

 

 

 

 

 

 

 

 

 

 

                                                            대양을 향해 뻗어나가는 대한민국의 웅지

 

 

 

 

 

 

 

 

 

                                                                      땅끝 전망대에서

 

 

 

 

 

 

 

 

 

 

 

 

                                                                   땅끝 마을에서 광주직행

 

 

 

 

                                                                                  해남 터미널

 

 

                                                                           16시 50분 5번좌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