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길 따라서
일 시: 2016년 11월 28일
구 간: 가우도 - 도암방조제 - 약천 갈대숲 - 호래비섬 - 사내 방조제 - 갈두방조제 - 만수리 오산리 - 남창 - 차경마을(32km)
나들길 따라서
3km에 이르는 도암방조제를 지나는 동안 서쪽으로 미세먼지 속에서도 주작산과 덕룡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높이에 따라 산세가 좌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산이 바로 덕룡산(433m)과 주작산(475m)이다. 400미터를 조금 넘는 산이지만, 산세만 놓고 본다면 1000미터 높이의 산에 뒤지지 않는다.
웅장하면서도 날카로운 암릉길은 설악산의 공룡능선에 뒤지지 않는 암릉미를 과시하며, 등산 애호가들에게 진한 감동을 안겨준다. 두륜산과 경계를 이루는 오소재에서 주작산, 덕룡산, 소석문까지 이어지는 11km의 암릉은 마치 봉황이 날개를 펴고 하늘로 비상하는 형상이다.
도암천이 흘러드는 해안가를 돌아서면 앙증맞은 비래섬이 시선을 압도한다. 수반위에 빗어놓은 분재처럼 아름다운, 섬 위를 날아가던 새들도 쉬어가고, 영양소가 풍부한 갯벌에서 바지락과 꼬막을 길러내는 양식장이 펼쳐진다. 비래섬을 뒤로 하고 산자락을 돌아서면, 강진만속에 또 하나의 아늑한 마을이 나타난다. 활등처럼 휘어진 해안선이 3.5km에 이르는 벌정리 약천마을이다.
강진만이 자랑하는 갈대숲의 진수를 보여 주듯이, 마을과 갯벌을 사이에 두고 수 만평의 갈대숲이 펼쳐지고, 황금색 물결이 일렁이며 삭막하던 인간의 심성이 자연 속으로 동화된다. 남쪽으로 호래비섬이 바라보인다. 삼남길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사초리가 바로 이곳이고, 친절한 식당으로 유명한 우정식당도 이곳에 있다.
사초리에 또 하나의 명물이 등장했으니 바로 개불축제다. 2014년부터 3월중에 열리는 개불은 개의불알처럼 생겼다고 해서 부르는 이름이다. 이곳 호래비섬을 중심으로 생산되는 개불은 10~15cm로 다른 지역보다 크고 맛과 향이 좋아, 회나 구이로 먹는 겨울철 별미라고 한다.
사내방조제 중간이 강진과 해남의 경계지점이고, 승두섬 유래비가 서있다. 사내방조제가 축조되기 전에는 면적이 600여 평에 높이가 20여m에 이르는 작은 섬이었으나. 수심이 얕고 흥촌천이 흘러드는 강어귀여서 개불, 낙지, 고막, 바지락 등 해산물의 주산지였다고 한다. 또 한 이곳에서 삼남길 표지를 발견하면서, 정식코스를 이어가게 된다.
해남군으로 들어오면서 강진만에는 작은 섬들이 많이 나타난다. 다도해의 중심부에 들어 온 것처럼 장죽도, 토도, 장구도, 고마도, 사후도 그 너머로 고금도가 강진만의 바람막이가 되고 있다. 보석을 뿌려 놓은 것처럼 섬들과 싱싱한 갯벌이 살아 숨 쉬는 남녘땅의 숨은 진주가 바로 강진만이다.
전남문화재자료 234호로 지정된 내동리 고분을 지나면서 마늘과 배추밭이 많아진다. 서울에서는 김장이 끝마무리에 접어들었지만, 따뜻한 남쪽 지방에서는 아직도 산자락을 덮고 있는 배추밭이 푸르름을 간직하고 있다. 서울사람들의 입맛에 맞추면서 시작된 절임배추가, 괴산, 해남, 평창배추로 유명세를 독차지 하고 있다.
갈두방조제에 올라서면 서쪽으로 두륜산이 선명하게 부각된다. 1979년 두륜산도립공원으로 지정된 두륜산은 높이가 703m에 이르는 해남의 진산이다. 소백산맥의 남단에서 남해를 굽어보며 우뚝 솟은 가련봉(迦蓮峰, 703m)을 중심으로 두륜봉(頭輪峰, 630m)ㆍ고계봉(高髻峰, 638m)ㆍ노승봉(능허대 685m)ㆍ도솔봉(兜率峰, 672m)ㆍ혈망봉(穴望峰, 379m)ㆍ향로봉(香爐峰, 469m)ㆍ연화봉(蓮花峰, 613m) 등 8개의 봉우리로 능선을 이룬다.
만수리 언덕바지를 넘어서면 남쪽으로 완도대교 주탑이 우람하게 보인다. 오늘의 목적지인 남창이 멀지않았다는 자신감으로 피로도 가시고 발걸음도 경쾌하게 이어진다. 와룡리 짜우락샘에 도착한다. 용의 눈물샘이라는 의미로 용루정龍淚井이라고 하는데, 밀물 때는 바닷물에 잠겼다가 썰물이 되면 민물이 솟아나는 신비스러운 샘이다.
1800년대부터 마을우물로 사용해 오다 지하수개발로 방치하였는데, 하루는 노인이 이곳을 지나다가 용의 두 눈을 가렸으니 마을에 재앙이 든다는 말을 들은 뒤로, 마을 청년들이 짜드락 샘을 복원한 뒤로 마을에 재앙이 없어졌다고 한다. 율도와 남도를 바라보며 마을을 한 바퀴 돌아 오산리 어촌체험마을에 도착한다.
한반도 최남단 땅 끝 해남군에 있는 오산리 체험마을은 수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오염되지 않은 갯벌과 바다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청정해역이다. 저서생물과 염생식물들이 공존하고 있어서, 붉은발과 흰발농개, 갈대숲에 사는 갈게, 뻘지킴이 칠게, 모래의 마법사 엽당게, 앞으로 걷는 밤게 등 다양한 갑각류가 집단으로 서식하고 있다.
완도와 북평면 소재지인 남창 사이에는 천혜의 요새지인 달도가 있다. 배의 닻을 닮아 닻도라 불렀는데, 세월이 지나면서 변음이 되어 달도로 바뀌었다. 남창리에는 조선중기까지 달랑진이라는 수군기지가 있었는데, 인조때 남쪽에 있는 이진리로 옮겨가고 달랑진 남쪽에는 조운창을 지어 남창이라 부른 것이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
남창은 조세로 거두어들인 대동미를 싣고 한양으로 가거나 먹거리가 부족했던 제주도로 공급하기 위해 보관하던 창고이다. 고려 말에서 이조 초에 이르기까지 왜구의 침략이 유난히도 많았는데, 명종 때는 임진왜란의 전초전이라 불렀던 달랑진사변(을묘왜변)이 일어났던 곳이다.
남창리 동쪽 해변에 있던 달량진성(達梁鎭城)은 2010년 해남군 향토유적으로 지정됐다. 달량진(達梁鎭)은 완도와 달도(達島 사이에 있는 물목으로 강진, 완도, 영암을 연결하는 해로상의 요충지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3일간 머물렀다는 얘기가 전해오고 있으며, 500년이 지난 지금도 동벽과 북벽의 일부가 남아있어 성벽의 보존 및 관리 상태가 양호한 편이다.
모처럼 32km를 걸어오며 피곤한 몸을 쉬기에 적당한 남양여관을 찾아가지만, 폐업을 한지 오래되어 차경마을에 있는 남창관광모텔에서 여장을 푼다.
안개속의 주작(475m) 덕룡산(433m)
도암 방조제
두륜산(703m)
강진만 양식장
비래도
거북바위
약천 갈대숲
호래비섬(사초리)
사내방조제(3260m)
사내방조제 중간지점이 강진궁과 해남군 경계
내동마을 장구도
북일면 내동선착장
강진만에서 보기드믄 백사장
해남 절임배추공장
선명해진 두륜산
갈두방조제
갈두리 선착장
그림같은 해안
토마도, 장구도, 고마도
따뜻한 남쪽나라, 해남 배추밭
와룡리 정자
오산리 정자나무
건너편이 완도 백운봉(510m)
완도대교
숙박장소 - 남창관광모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