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 도보여행

고창의 명품

김완묵 2016. 11. 14. 22:15

2016년 11월 13일

장  소: 흥덕터미널 - 김소희 생가 - 김성수 생가 - 미당 문학관기념관 - 주진천 - 선운사( 13km)

 

                                         고창의 명품

최순실 사건으로 국정농단을 일으킨 박근혜대통령 규탄시위가 열린 20161112. 19876월 민주항쟁이후 최대 규모인 100만인파가 광화문광장에 모였다. 퇴진과 하야를 외치는 촛불행렬이 광화문 일대를 뒤덮고, 일촉즉발의 위험한 순간들이 아슬아슬하게 지나가고 있다.

 

누란의 위기 속에서도 대다수 국민들은 일상생활에 여념이 없고, 내 자신도 정해진 계획대로 고창 순례를 위해 강남고속버스터미널로 향한다. 터미널에서 245km거리에 있는 흥덕면은, 지방의 면소재지로는 보기 드물게 고속버스가 주차하는 터미널이 있다.

 

고창에서 다시 나오는 수고를 덜어주고, 시간상으로도 절약할 수 있는 이점이 있어서, 첫 행보를 편안하게 진행한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이 감곡천 어구에 있는 김소희(金素姬) 명창(名唱)의 생가이다. 툇마루가 붙어있는 초가삼간의 단조로운 집이다. 발전소주변지원사업의 일환으로 2002년에 생가를 복원하여, 옛 모습을 그대로 보존할 수가 있다.

 

15세에 동편제의 대가 송만갑의 문하에서심청가·흥보가등을 전수받고, 17세에는 정정열에게서춘향가·수궁가를 배웠다. 이밖에도 김계문에게 향제 가곡을, 이승환에게 거문고를, 김종기에게 가야금산조를 배우는 등 거문고, 양금, 고전무용, 서예 등 다재다능(多才多能)한 기예로 두각을 나타냈다.

 

1962년에는 파리에서 개최된 제9'국제민속예술제'에 참가했고, 19641224일 중요무형문화재 기예능보유자가 되었고, 1972년 국악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카네기 홀 무대에서 판소리를 완창 하였다. 1993년 국악협회 이사장으로 취임하고, 후진 양성에 심혈을 기울여, 신영희·안숙선·이명희·박소영 등 많은 제자들을 길러냈다.

 

사포마을을 벗어나면, 곰소만 제방을 따라 미당 서정주시인 문학관까지 17km에 걸쳐 제방을 따라 해안문화 마실길이 이어진다. 곰소만을 바라보며 이어지는 마실길은, 부안의 마실길과는 다른 길이다. 지난번에 답사한 변산반도가 곰소만을 사이에 두고 지척에서 손짓하고, 썰물시간이라 끝없이 펼쳐지는 갯벌이 장관을 이룬다.

 

봉암초등학교를 지나 인촌 김성수 선생의 생가에 도착한다. 대한민국 제2대 부통령을 지낸 김성수 선생은 1891년 전라북도 고창에서 호남의 거부였던 아버지 경중(暻中)과 어머니 장흥고씨의 사이에서 태어났다. 일제강점기에 경성방직사장, 동아일보사장, 보성전문학교교장, 국민총력조선연맹이사 및 평의원 등을 역임하고, 해방 후에는 민주국민당 최고위원을 지냈다.

 

1952년 이승만 대통령이 장기집권을 위해 강압적으로 국회의원을 탄압한 부산정치파동에 항거하여 부통령을 사임하였다. 김성수는일제강점기에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에 해당하는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규정되어 그의 인품에 오점을 남기고 있다.

 

솟을 대문을 들어서며 시작되는 인촌의 생가는, 여섯 개의 문을 통과하고서야 안방마님이 기거하는 안채에 도착할 만큼, 만석 군의 집으로 품위를 갖추고 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사랑채에서 안채로 통하는 협문이 있어서, 한 밤중 부인을 만나기 위해 드나들던 은밀한 통로를 열어두었다는 사실이다.

 

김성수선생의 생가와 서정주 시문학관은 734번 도로를 따라 3km 거리를 두고 있다. 산 모랑이 돌아 돋음별마을에 도착하면, 거리를 온통 국화꽃으로 장식하고, 담벼락과 스레트 지붕까지 국화꽃이 만발한 벽화마을이다. 문학관은 실개천을 건너는 다리를 사이에 두고 소요산 자락에 터를 잡고 있다.

 

미당 서정주(1915~2000) 시인은 고창군 부안면 선운리에서 태어나 불교를 수학하고, 193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20세기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으로 활동했다. 선생이 다니던 초등학교를 서정주 시문학관으로 개조하여, 일반인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15권의 시집을 출간한 미당은, 70년간 창작활동을 하며 1,000여 편의 시들을 발표했다. 만해, 소월, 지용 등과 함께 현대의 시인들 중에서 가장 많은 연구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노벨문학상 후보로 다섯 번이나 추천되는 저력을 보이며, 한국최고의 시인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제 강점기 후반의 친일작품 발표 문제 및 독재정권지지와 찬양문제로 인해 문학계 안팎의 논쟁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폐교된 학교를 개조하여 만든 문학관은 출입문부터 시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육필원고와 주옥같은 시들이 패널을 통하여 전시관을 가득 메우고 있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어린 시절부터 배우고 꿈을 키웠던 작품들을 돌아보며 깊은 감흥에 젓는다. 1층 전시실에서 나선형 계단을 따라 오르는 전시공간에는 그의 랜드 마크인 고무신이며, 돋보기안경, 모자 등, 손에 익은 유품들이 진열돼 있다.

 

6층 전망대에 올라서면, 곰소만과 갯벌이 끝없이 펼쳐지고, 왼쪽에 미당 생가와, 오른쪽에 묘소가 자리를 잡고 있다. 이제 풍천장어를 만나보러 간다. 문학관에서 시작되는 질마재길은 소요산자락을 따라 이어지는 오솔길이다. 곰소만과 주진천이 만나는 용선교주변이 풍천장어의 서식지이다.

 

풍천장어는 선운사 앞에서 줄포만[곰소만]으로 흘러드는 주진천[인천강] 일대 민물과 바닷물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잡히는 뱀장어를 말한다. 풍천은 바닷물과 강물이 합쳐지는 지형을 일컫는 말로 약 4에 달하는 선운사 어귀의 주진천은 예부터 큰 바람이 서해 바닷물을 몰고 들어와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대표적인 풍천으로 꼽힌다.

 

실뱀장어가 민물로 올라와 7~9년간 성장하다가 산란을 위해 태평양으로 돌아가기 위해 이 지역에 머물게 되는데, 이때 잡힌 장어를 풍천장어라고 한다. 풍천장어는 일찍부터 작설차, 복분자주와 함께 고창의 3대 특산물이다. 건강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던 터에, 고창군에서 전국 최초로 풍천장어 양식에 성공하여 보급하고 있다.

    

 

 

 

 

 

 

 

 

 

 

 

 

 

 

 

 

 

 

 

 

 

철새들의 군무

 

 

 

 

 

 

 

 

 

 

                                                                           복분자 농장

 

 

 

 

                                                                                     오디 농장

 

 

고창 수박

 

 

 

 

 

 

                                                                                     봉암초등학교

 

 

                                                                            김성수선생 생가 입구

 

 

 

 

                                                                      분재 같은 은행나무

 

                                                      

 

 

부산에서 온 이진우 선생과

 

 

 

 

 

 

 

 

 

 

                                                    가장이 거처하는 사랑방

 

 

 

 

 

 

 

 

 

                                                              

 

 

 

 

 

 

 

 

 

 

 

 

안방 마님이 거처하는 내당

 

 

 

 

                                                                              내당으로 통하는 협문

 

 

                                                                                  후원

 

 

 

 

 

 

 

 

                                                    

 

 

                                                                     미당선생 묘가 있는 벽화마을

 

 

 

 

 

 

 

 

 

 

 

 

 

 

 

 

 

 

 

 

 

 

 

 

 

 

 

 

 

 

 

 

 

 

 

 

옥상에서 바라보는 곰소만

 

 

 

 

창문으로 바라보는 정경

 

 

 

 

 

 

 

 

 

 

 

 

 

 

 

 

 

 

 

 

 

 

 

 

풍천장어의 고향 주진천

 

 

용선교에서 바라보는 주진

 

 

 

 

 

 

명문가의 선영

 

 

 

 

 

 

선운사 입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