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마실길(변산해수욕장)
일 시: 2016년 10월 4일
구 간: 새만금방조제 - 고사포 해수욕장(10km)
부안 마실길 - 변산반도
“행복한 군민, 자랑스런 부안”의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는 부안군은, 공해를 일으키는 공장도 없고, 기름진 만경평야와 서해에서 잡아 올리는 수산물로 풍요로운 인심을 구가하는 산자수명(山紫水明)한 고장이다.
부안버스터미널에서 30여분 거리에 있는 신재생에너지테마파크를 지나면서 새만금방조제가 모습을 드러낸다. 바다 한가운데 풍력발전기가 돌아가는 가력도공원은 지난번에 다녀간 곳이라 감회가 새롭다. 정면으로 보이는 새만금홍보관이 반가워 달려가지만, 개천절이 월요일인지라 문이 굳게 잠긴 휴관일이다.
실망감을 안고 돌아서는데, “별난마실길” 안내소가 시야에 들어온다. 마실길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들렸더니, 생각지도 않은 환대를 받게 된다. 십년지기라도 만난 듯이 반갑게 맞이하는 소장님(김종립)의 안내로 자리를 잡고, 미당(서정주)선생님과 김소희명창의 유지를 계승하는 김윤서명창이 건네는 작설차 대접을 받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마실길에 관한 자료를 제공받는다.
향토예술인들이 주축이 되어 조성한 마실길은 변산반도의 해안을 따라 8구간으로 나누어 66km를 조성하고, 마실길을 찾는 탐방객들에게 안내와 홍보물을 제공하고 있다. 내소사를 품고 있는 내변산과 채석강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외변산의 절경을 답사할 꿈을 그리며 마실길 1구간을 시작한다.
동해의 장엄한 일출을 바라보며 걷는 길을 해파랑길이라 하고, 휴전선을 횡단하는 침묵의 길을 평화누리길이라 하면, 서해의 갯벌과 남해의 다도해를 바라보며 걷는 길은 사색의 길이요, 바다누리길이다. 사색의 길에서는, 나 홀로 걷는 모습 또한 아름다운 정경이 아닌가. 우보천리(牛步千里)요 유유자적(悠悠自適)이라 호젓하게 걷는 이 길이 나의 행복이어라.
마을을 상징하는 이 지방의 사투리인 마실길은 옆집에 놀러갈 때 걷던 고샅길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제주도의 올래길이 매스컴을 타면서 지방마다 들불처럼 일어나는 둘레길조성에 편승하여 변산반도의 아름다운 풍광을 소재로 조성된 마실길은, 2012년 태안의 솔향기 길과 함께 전국 5대 명품 길로 선정 되기도 한 아름다운 길이다.
군산대학교 휴양림 옆으로 대항리 패총이 눈길을 끈다. 지금이야 마늘밭으로 변신하여 형태를 확인할 길이 없지만, 1967년 발굴당시에는 넓이 10m에 두께가 60cm규모였다고 한다. 선사시대이후 어민들이 조개를 먹고 버린 조개무더기인데, 빗살무늬 토기와 뗀석기가 발견되어 옛 사람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자료를 인정받아 전북 기념물 제50호로 지정하였다고 한다.
때 마침 썰물이라, 고운모래와 기암괴석들이 깔려있는 변산해수욕장까지 바닷길을 걷는다. 사랑의 낙조공원으로 조성된 팔각정에 오르면, 변산해수욕장과 서해안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바다멀리 고슴도치섬으로 부르는 위도와 중국의 닭 우는소리가 들린다는 상왕등도, 기러기 날아가는 비인도와 고군산열도가 펼쳐지는 낙조공원에 일몰이 내려앉으면, 붉은 노을이 연인들의 소중한 추억 속으로 젖어들게 된다.
서해바다의 대표적인 변산해수욕장으로 내려선다. 하얀 모래와 푸른 송림이 어우러진 백사청송(白沙靑松)이 변산해수욕장이다. 1933년에 개장된 해수욕장은 고운모래해변이 끝없이 펼쳐지고, 수심이 1m 내외로 낮아 수온이 따뜻하고 물이 맑아 가족나들이에 더없이 좋은 해수욕장이다.
변산해수욕장이 국립공원에서 제외됨에 따라 새로운 변신을 위한 공사가 한창이다. 해수욕장 남쪽에 송포 마을은, 지지포에 사는 선비가 소나무아래서 제자를 가르치며 학문을 연구한데서 소나무(松), 갯(浦)자를 합하여 松浦라 부른다는 속설이 있다. 송포마을에서 마실길1구간이 끝나고 2구간으로 이어진다.
기암절벽 돌아서는 아슬아슬 오솔길에 들어서면, 소망담긴 조개껍질이 철조망에 주렁주렁 달려있다. 사람마다 소망이 있게 마련이라, 청즉무욕(淸則無慾)이란 심성이 맑으면 욕심이 없어진다, 즉 욕심이 없으면 마음이 평온하다는 뜻이 아닐까. 바로 청빈낙도(淸貧樂道)를 이르는 말이다.
변산해수욕장을 바라보는 전망대를 돌아서면 사망암(士望岩)이 반겨준다. 그 옛날 마을에 사는 선비가 바위에 올라 북향을 바라보며 때를 기다렸다고 하여 전해오는 곳이다. 곧이어 출렁다리를 건넌다. 깊은 계곡에 걸려있는 출렁다리는 연인들이 사랑을 확인하는 스릴 넘치는 교량이다. 한번 구를 때 마다 자지러지는 단말마는 사랑의 교향곡이다.
산등성이에 펜션마을이 바라보인다. 짙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조성된 그림 같은 방갈로, 심신의 피로를 풀고, 새로운 활력을 충전시키는 휴식공간이 바로 현대인들이 살아가는 십승지지가 아닐까. 지중해연안의 휴양지를 연상시키는 마을을 내려서면 고사포 해수욕장이 반겨준다.
풍수지리에 의하면 옥녀탄금(玉女彈琴)혈이라, 옥녀가 장고 치고 거문고를 탄다는 뜻이 갖는 의미에서 고사포(鼓絲浦)라 부른다고 한다. 2km에 달하는 송림과 백사장이 고사포해수욕장의 특징이다. 원광대학교 수련원에서 시작하는 소나무 숲은 서해안 제일의 명승지로 손색이 없다.
해수욕장 끝자락에 도착하면 2구간을 종료하는 성천항에 도착한다. 모래의 성이 하늘까지 쌓이는 곳이라하여 이룰成, 내川으로 부른다. 성천항에서 건너다보이는 섬은 새우 모양을 닮았다 하여 하(鰕)섬이라 부르는데, 매월 음력 보름이나 그믐을 전후하여 현대판 모세의 기적이라 부르는 약 2km의 바닷길이 열린다.
성천포구에서 약 1km 거리에 있는 하섬은 3만 평쯤 되는 작은 섬이다. 1950년경에 원불교 재단에서 사들여 해상수련원으로 쓰고 있어 수양을 위해 예약한 원불교 신도나 신도와 동행한 일반인만 출입할 수 있다. 섬 중앙에는 지하 60m에서 솟아나는 석간수가 있어서 예로부터 사람이 살아 온 섬이다.
정안휴게소
부안 지킴이 (김윤서, 유재길 )
새만금방조제 부안 쪽
마실길 첫 걸음
30번 국도에 걸린 다리(합구)
사랑의 낙조공원
변산해수욕장
송촌항
마실길 2코스
전망대에서 바라본 변산해수욕장
밀물때는 내려서지 말자
수평선에 걸려있는 고군산열도
고사포 해수욕장
원광대학교 수련원
울창한 송림
송림속의 하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