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 도보여행

고군산 열도 下

김완묵 2016. 9. 6. 07:25

일  시: 2016년 9월 5일

구  간: 선유도 - 새만금 방조제(7km)


 

바다여행민박집에서 하룻밤 신세를 지고 아침 6시 반 숙소를 나선다. 하늘에는 엷은 구름이 드리우고 명사십리 해안에는 적막감이 감돈다. 선유도의 남섬과 북섬을 잇는 명사십리 해수욕장은 길이가 1.3에 폭이 50m의 해안사구(海岸砂丘)이다. 본래는 3개의 섬이었는데, 선유3구와 선유2구가 육계사주(陸繫砂洲), 선유2구와 선유1구가 해안사구(海岸砂丘)로 연결되어 하나의 섬이 되었다.

 

고군산군도의 중심지인 선유도는 본래 군산도라 불렀으며, 섬의 경치가 매우 아름다워 신선이 놀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곳이 망주봉이다. 백사장 건너편, 깎아지른 절벽으로 이루어진 해발152m의 망주봉(望主峰), 옛날 유배되어 온 충신이 귀양살이를 하면서 산봉우리에 올라 한양 땅을 바라보며 임금을 그리워하여 불러온 이름이다.

망주봉 남쪽에는 김부식이 사신단을 초청해 영접행사가 열린 군산정이 있었고, 서쪽에는 숭산 행궁이, 동쪽 산봉우리 중단부에는 오룡묘와 자복사, 관아인 객관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현재는 모든 건물이 사라지고, 홀로 남은 오룡묘를 찾아간다.

 

샛터마을 입구에서 왼쪽으로 망주봉 산기슭에 오룡묘가 있다. 고려 인종1(1123) 송나라 사신 서긍의 기록에는, 2채의 당집이 남쪽을 바라보며 아래위로 배열되어 있는데, 아래 있는 것을 오룡묘 또는 아래 당집, 위에 있는 것을 위 당집으로 불렀다고 한다.

 

오룡묘는 풍어를 기원하는 것 보다는 먼 뱃길의 안전과 무역의 성공을 기원하였다고 한다. 그 이유는 백제, 후백제를 지나 고려에 이르기까지 서해안에서 출발하는 외교 및 무역선들이 필히 거쳐 가는 항구였으며, 이조에서는 호남, 경남지역의 세금을 실어 나르는 조운선의 경유지였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찾아가는 곳이 망주봉이다. 망주봉은 2개의 암봉으로 되어 있는데, 동봉은 오를 수가 없고, 서봉 또한 30m 에 이르는 로프를 타고 올라야 하는 급경사 길이다. 칡넝쿨로 뒤 덥힌 초입부터 진입로 찾기가 어렵다. 70이 넘은 나이라고는 하지만, 천여 산을 오른 노하우를 앞세워 정상 도전에 나선다.

 

20여 분간 진땀을 흘리며 올라선 정상은, 사방팔방으로 펼쳐지는 일망무제(一望無際)이다. 고군산군도 63개 섬이 일목요연(一目瞭然)하게 조망되는 선유도 제일의 전망대여서, 바다와 섬들이 마치 한 폭의 산수화(山水畵)를 펼쳐놓은 듯 생동감 있게 살아 숨 쉰다.

 

망주봉에 오르지 않고서는 선유도에 왔다고 말하지 말며, 망주봉에 오른 다음, 다른 곳은 찾아갈 필요가 없다. 그만큼 진한감동을 느끼며, 때마침 동봉위로 떠오르는 일출까지 보게 되었으니 금상첨화(錦上添花)가 아닌가. 기도등대와 대봉까지 다녀올 계획이었지만, 망주봉에서 충분히 감흥을 맛보았기에 일정을 생략하고 솔섬으로 들어간다.

 

솔섬에서 바라보는 망주봉 또한 진한 감동(感動)을 안겨준다. 수반위에 올려놓은 수석처럼, 보면 볼수록 신기한 섬이다. 파출소와 보건소가 있는 선유리에 들어오면 이곳의 명물인 수 백 대의 자전거 또한 장관이다. 섬을 일주하기위한 필수품인 자전거 행렬도 선유도 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이다.

 

선유도 연안여객터미널에 도착한다. 11시에 출발하는 여객선을 타기 위해서는 아직도 2시간이 남아 있다. 무료하게 기다리는 것보다는 신시도까지 되돌아가서 가력도를 둘러볼 생각으로 일정을 변경한다. 지난달에 무위도까지 개통한 관통도로가 아니라면, 선유도를 찾는 방문객은 여객선을 이용해야만 하였다.

 

주민들의 숙원사업이라고는 하지만, 2개선사가 운영하던 뱃길도 한 군데로 줄어들고, 내년 말 완전개통이 되고 나면 뱃길도 중단되고, 민박을 하던 주민들도 생활 터전을 잃게 된다는 푸념이다. 선유도(仙遊島)는 군산항에서 서쪽으로 45km 떨어진 섬이어서, 쾌속선으로는 45, 일반여객선으로는 1시간 20분 걸리는 황금노선이었다.

 

관통도로가 개통된 무위도에 도착하여 관내버스가 있다는 정보를 얻게 된다. 30분마다 신시광장을 오가는 98번 순환버스다. 4.5km면 한 시간이 걸리는 거리여서, 10여분을 기다린 끝에 편안하게 신시광장에 도착한다.

 

신시광장에서 가력도까지는 방조제를 따라 10.5km 거리다. 99번 버스로 10여 분간 가는 도중에 바람쉼터, 소라쉼터, 너울쉼터를 지나 군산의 남쪽 끝자락에 있는 가력도항에 도착한다. 한 시간마다 운행하는 99번 버스가 가력도에서 10여 분간 정차하는 동안 수박 겉핥기식으로 주변을 돌아본다.

 

풍력발전기 2대가 돌고 있는 가력도항은 바다낚시를 좋아하는 메니아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촌음을 아끼기 위해 재빨리 전망데크가 있는 제방위로 올라간다. 수변공원정도의 면적을 가진 가력도가 한 눈에 들어온다.

 

어항에서는 선상낚시를 즐기는 강 태공들로 분주하고, 방조제가 이어지는 남쪽 끝자락이 다음번 서해안 답사를 이어갈 부안군 변산해수욕장이다. 버스 출발시간을 가늠하며 새만금풍력발전단지표 지석을 찾아, 세계제일의 간척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낸 대한민국의 위대함을 다시 한 번 실감하며, 우리의 웅지가 꽃을 피우는 그날을 기대해본다.

 

 

    

                                                             하룻밤 신세진 바다여행 민박집





                                                                          선유 스카이라인


                                                                                 망주봉


                                                                  스카이 라인 도착하는 섬









                                                                                  선유도 일출



망주봉 오름길


                                                                                                                                                 

선유도 명사십리



                                                                      대봉 전망대(150m)

                                                              

                                                                           대장도와 스카이 라인 찦



                                                                           선유3구(기도등대)

 

                                                      동쪽 망주봉                                                                 


                                                          망주봉






                                                                    바다에서 비리본 망주봉





















                                                                        무녀도 신시광장 간 순환버스



                                                                   가력도 공원



                                                                         가력도 항











너울 쉼터



                                                                            소라쉼


비응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