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하구언
일 시; 2016년 7월 11일
구 간: 장항 영흥아파트 - 한솔제지 - 장암지하차도 - 국립해양 생물지원관 - 스카이 워크 - 장항제련소 - 장암산성 -
장항항- 군장대교 건설현장 - 음식문화특화거리 - 금강하굿둑 - 장항역 (17km)
24. 금강 하구언
6시10분에 출발하는 버스에 오르고 보니, 지난번 도둔리에서 접촉사고를 낸 버스기사와 다시 만나게 된다. 용케도 알아보는 기사와 인사를 나누는 과정에서, 자기 때문에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되어 미안하다는 사과와 함께 장항의 명소를 소상하게 알려준다.
장항읍내 영흥아파트 정류장에서 시작하는 발걸음은 장항송림삼림욕장이 목적지다. 직접 가는 버스도 있지만, 노선이 다르기 때문에, 서천 소방서와 한솔제지를 지나 장암지하차도를 빠져나와 해양생물지원센터까지 2.5km를 걸어야 한다.
멀리서 보아도 울창한 송림이 예사롭지가 않다. 관광지도를 통해 눈여겨보아온 곳이라, 설레는 마음으로 달려가지만, 월요일은 휴관일이라는 안내문구가 앞을 가린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고 했던가. 허탈한 마음으로 스카이 워크를 바라볼 뿐이다.
장항스카이워크는 해양생물자원관과 연계한 하늘길이다. 높이15m에 길이가 250m인데, 시인의 하늘길100m는 해송 위를 걷게 되고, 서천군에 머무는 철새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철새하늘길과 바다하늘길로 연결된다.
기벌포해안전망대로 부르는 이곳은 나당연합군이 백제와 고구려를 멸망시킨 뒤 기벌포(伎伐浦)에서 전투를 벌인 곳이다. 675년 신라와 당나라가 기벌포 앞바다에서 벌인 전투에서 당나라 20만 대군을 격파하여 당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면서, 당나라는 평양에 있던 안동도호부를 요동성으로 옮기고, 신라는 대동강부터 원산만(元山灣)을 경계로 이남지역을 영토로 확정하는 계기가 되었다.
장항송림산림욕장은 길이가 2.5km에 이르는 방대한 규모다. 고려시대 정2품 평장사 두영철이 유배를 왔다가 모래찜질로 건강을 되찾았다는 일화가 전해오고 있는 곳이다. 모래찜질은 염분과 철분, 우라늄 등이 풍부해 피로회복은 물론, 신경통이나 관절염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소나무 숲속을 빠져 나오면 남쪽으로 장항제련소 굴뚝이 시선을 압도한다. 지금은 LG화학에서 운영하고 있지만, 일제강점기인 1936년 조선제련주식회사로 설립되어 공장조업이 개시된 이래 우리나라 비철금속제련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였다. 해방이후 공장시설이 별로 없던 시절, 교과서에 단골로 등장하던 곳이다.
장암터널 옆으로 장암진성(長巖鎭城) 유적지를 만난다. 충청남도 기념물 제97호인 장암진성은 고려시대의 명칭으로 둘레가 약 660m이다. 이 성은 해발 90m의 야산에 동고서저(東高西低)의 지형에 따라 축조된 평산성(平山城)으로, 당나라가 백제를 침략할 때 가장 먼저 상륙한 곳이고, 최무선(崔茂宣) 장군이 왜적을 격파하는 등 역사적으로 중요한 길목이다.
서천군은 백제 웅진ㆍ사비시대 때 군사상 중요한 거점이었다. 지금의 장항지역인 기벌포를 포함한 서천일대는 백제의 마지막 왕도 사비성(泗批城)을 지키는 중요한 관문과 곡창지역으로, 평상시에는 광활한 옥토의 풍성함을 나누었으며, 외세의 침입이 있을 때에는 논산의 득안성과 함께 군사상(軍事上) 마지노선(Maginotline) 역할을 당당히 해낸 약속의 땅이었다.
서천군내에는 지금도 백제 때 산성이 많이 남아있다. 멸망한 백제를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한 백제부흥운동의 거점이었던, 한산면 건지산성을 비롯하여 서천읍에 있는 남산성, 비인면에 있는 불당곡산성ㆍ관적곡산성 등이 백제 때 산성으로 알려지고 있다. (백과사전 인용)
부둣가로 나오면 도도히 흘러온 금강하구언과 만난다. 금강은 우리나라에서 6번째, 남한에서는 한강·낙동강에 이어 3번째로 긴 강이다. 장수군 장수읍 수분리 신무산(神舞山:897m) 북동쪽 뜬봉샘에서 발원하여 진안·무주·금산·영동·옥천·대전·연기·공주·부여·논산·강경 등 10여개 지역을 지나 군산만 금강하구둑까지 397㎞가 이어진다.
대덕구 미호동과 청원군 문의면을 잇는 형각진(荊角津)이란 나루터에 금강수계에서 최초로 건설한 대청댐은, 1975년 3월 착공하여 1980년 12월에 완공된 중력식 콘크리트 댐으로 높이 72m, 길이 495m에 14억9,000만㎥의 저수용량과 9만kW의 발전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제 금강하굿둑까지 금강을 바라보며 7.5km를 거슬러 오르게 된다. 인구1만3천명이 상주하고 있는 장항읍은 금강을 사이에 두고 남쪽의 군산시와 함께 쌍벽을 이루던 도시였다. 본래 한가로운 촌락이었는데, 1931년 장항선이 개통되고, 1936년 장항제련소가 완공되면서, 서해안 거점도시로 발전하였다.
1937년 완공된 장항항은 일제의 미곡수탈과 근대공업화과정에서 급속하게 팽창하여 38년에는 광주광역시와 함께 읍으로 승격되었고, 1964년 7월에 국제항으로 승격되기도 하였지만, 89년 제련소의 용광로가 폐쇄되고, 하굿둑이 건설되면서 쇠락의 길을 걷게 된다.
한솔제지와 풍농비료공장, 퍼시픽글라스공장을 지나면 장항항이다. 재도약의 기치아래 접안시설 확장공사로 어수선하다. 수산해양사무소를 지나, 금년 말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인 동백대교(길이 2470m)를 지나며 시가지를 벗어나 농촌들녘을 지나게 된다.
68번 국도를 지나는 연도에는 음식특화거리를 조성하고 있지만, 찾아오는 손님이 별로 없는지 을씨년스럽고, 금강을 거슬러 오르며 갈대가 무성한 철새도래지가 시작된다. 철새들이 떠나간 계절이라 적막감이 감돌고 있지만, 찬바람이 불어오면 시베리아에서 날아온 40여종 50여만 마리의 철새들이 겨울을 나고 있다.
잔잔한 수면을 수놓는 우아한 자태의 고니를 비롯하여 흰죽찌와 뿔논병아리, 물닭, 청둥오리, 넓적부리, 쇠오리, 큰기러기 등의 철새들은 금강하구에서 많이 관찰되는 겨울철새들이다. 특히 수만 마리가 무리지어 날아오르는 가창오리는 낮에는 안전한 금강하구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밤이면 인근농경지로 날아가 먹이를 찾으며, 월동하는 금강하구의 대표적인 철새이다.
드디어 금강 하굿둑에 도착한다. 전북 군산시 성산면 성덕리와 충청남도 서천군 마서면 도삼리를 잇는 방조제는 길이가 1,841m, 너비 51.5m, 높이 14.6m의 규모로 1990년 11월에 완공되었다. 장항선철도와 21번국도로 충남과 전북을 연결하는 교통중심축을 이루고 있다. 이로서 1년간 420km를 34구간으로 나누어 답사해온 충남구간 도보여행을 완주하고 장항역으로 향한다.
장항제련소
장암진성
금강을 사이에 둔 군산
군장대교 건설중
벚곷 터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