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 도보여행

홍성 - 미래길

김완묵 2016. 5. 1. 18:30

일  시; 2016년 4월 30일

구  간: 궁리포구 - 속동 전망대 - 상황교 - 어사포구 - 남당항 - 홍성방조제 준공기념공원 - 홍성방조제 - 천북굴단지(장은항)(14km)


                                                                  18. 홍성 미래길

오늘의 일정은 홍성미래길 14km를 답사하고, 천년세월의 전통을 간직하고 있는 홍주의 역사와 문화를 탐방하는 코스로 조정하였다. 용산역에서 623분에 출발하는 장항선 무궁화호에 승차하여 2시간 만에 홍성역에 도착한다.

 

 

장항선 직선화 공사를 하면서 2008년에 새로 건축한 홍성역은 홍주관아건물을 형상화하여 지은 팔작지붕의 2층 한옥으로, 서부충남을 대표하던 홍주의 역사성을 상징하는 고풍스러운 건물이다.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홍성버스터미널까지 이동하여 95분에 출발하는 시내버스에 올라 궁리포구로 향한다.

 

 

40여 분만에 도착한 궁리포구는 밀물시간이라 거센 파도와 함께 심한 바람이 불어와 불순한 날씨를 보이고 있다. 천수만을 가운데 두고 지난번에 다녀온 간월도가 반갑게 손짓하고, 서산방조제가 아스라이 이어진다. 궁리포구는 홍성8경에 선정될 정도로 아름다운 포구다.

 

 

잔잔하면서도 광활하게 펼쳐지는 천수만에서, 갯벌체험도하고 바다낚시를 즐길 수 있는 명소여서 관광객들이 즐겨 찾고 있는 곳이다. 간월도에 낙조가 내려앉으면, 황금빛 물비늘이 천수만을 물들이고, 방조제위로 날아오르는 가창오리의 군무를 바라보는 동안 황홀경 속으로 빠져든다.

 

 

천수만을 끼고 임해관광도로를 따라가는 남당항로는 차량의 왕래도 별로 없고, 자전거 도로까지 개설하여 홍성미래로(洪城未來路)의 이름을 달고 홍성방조제까지 이어진다. 활등처럼 굽어진 해안을 따라가는 중에 제철만난 유채꽃이 노란 물결을 이루며 만발하고 있다. 유채꽃 하면 제주도가 먼저 생각난다. 성산일출봉을 배경으로 너른 들판을 물들이는 봄의 전령사가 바로 유채 꽃이다.

 

 

유채의 꽃말은 쾌활이다. 숨죽이며 추운겨울을 견디어낸 유채가 3-4월 너른 들판을 물들이는 끈질긴 생명력을 칭송하는 뜻이 아닐까 싶다. 유채의 원산지는 지중해 연안이고 한국의 제주도와 남부지방, 일본, 중국 등에 주로 분포한다.

 

 

해안선이 끝나는 지점에 앙증맞은 조롱박처럼 매달려 있는 작은 모섬이 속동전망대다. 나무데크로 다리를 놓아 편하게 전망대에 오를 수가 있다. 20m의 벼랑위에 설치한 전망대는 먼 바다를 향해 출항준비를 마친 타이타닉호처럼, 포토존을 설치하여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사진 찍기 좋은 명소로 선정한 곳이다.

 

 

장동마을 해변에는 자전거메니아를 위한 쉼터가 마련돼 있다. 천수만을 바라보며 달려오던 동호인들이 짐 보따리를 풀어놓고 편안하게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자전거 거치대와 정자에, 이색적인 풍차까지 조성하여 천수만을 바라보는 언덕에 연산홍이 만발하여 지중해의 아름다운 풍광을 연상시킨다.

 

 

어사포구에 도착한다. 포구에는 고깃배가 수시로 들어오기 때문에 남당리와 더불어 갓 잡아 온 싱싱한 해산물을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특히 섬 주변의 갯벌에서 바지락, , 소라, 낙지 등을 잡으며 체험을 즐길 수가 있다.

 

 

산모랑이 돌아서면 홍성6경으로 선정된 남당항이다. 홍성에서 가장 큰 남당항은 태안반도로 인해 거센 풍랑을 막아주는 문전옥답(門前沃畓)이 형성되면서, 대하, 우럭, 새조개, 꽃게, 새우 등 사시사철 싱싱한 수산물이 들어온다.

 

 

미식가들이 군침을 흘리며 몰려드는 삼월이면, 새조개 축제로 남당항이 떠들썩하다. 새의 부리를 닮아서 붙여진 새조개는, 껍데기의 길이가 9.5cm에 폭이 6.5cm 정도의 원반모양으로 볼록하다. 새조개는 수심 10~30미터의 진흙 섞인 모래땅에 사는데, 쫄깃하고 담백한 감칠맛이 일품이다.

 

 

단백질과 철분, 타우린,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해 맛에서도 영양 면에서도 으뜸인 식재료이다. 산란 후 가장 살이 많이 찌는 시기가 2월부터 4월까지라 남당항에는 새조개를 찾는 사람들로 분주하다. 또한 남당항에는 새조개와 함께 겨울바다의 깊은 맛과 멋이 살아있는 죽도여행을 떠나는 선착장이 있다.

 

 

홍성군에서 유일하게 사람이 사는 죽도는, 대나무가 많이 자생하고 있어 죽도라 부른다. 천수만 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 죽도는 남당항에서 3.7떨어진 곳이라 배로 15분이면 충분하다. 8개의 섬들이 옹기종기 터를 잡아, 물이 빠지면 서로 왕래할 수 있는 24가구 70여 명이 살아가는 조용한 섬마을이다.

 

 

홍성방조제를 건너기전, 방조제 준공 탑이 있는 야산(野山)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갈 길이 바쁘다 한들 어이 지나칠 수 있으리오. 벚꽃이 흐드러진 언덕에 올라 처음 찾은 곳이 결성현감 김자 승전지비(結城縣監 金滋 勝戰址碑)이다.

 

 

태종8(1408) 결성현 감무였던 김자선생은 문무를 겸비한 목민관이었다. 고려중기 이후 조선조에 이르기까지 왜구의 노략질이 극심하여 강화에서 개경, 중국 연안까지 편안한 날이 없었다. 김무선생께서는 결성현의 군사들을 진두지휘하여 모산포(현재 서부면 신리 안흥동)로 출몰한 왜구들을 섬멸한 공로를 인정하여 승전비를 세우게 된 것이다.

 

 

정상에 오르면 홍성. 보령 방조제 준공기념탑이 우뚝 솟아 있다. 천수만과 모산면에 2개의 방조제를 축조하여 홍성군과 보령시 일대 한. 수해 상습지에 안정적인 용수를 공급하고, 침수피해를 방지하기위한 사업이다. 총사업비 1586억원을 투입하여 10년간 공사 끝에 2001년 완공하여 1646ha의 농토를 확장하였고, 48km의 해안선을 단축하였다는 취지문이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홍성방조제는 인간이 만든 걸작 품이다. 산을 깎아 바다를 메우는 인간의 의지로 상전(桑田)이 벽해(碧海)를 이루었으니, 감회가 새롭다. 바다위로 곧게 뻗은 방조제를 건너가면 보령시 천북면이고, 그 유명한 천북굴단지가 있는 장은항이다.

 

 

년말년시(年末年始)를 맞아 바닷가에 찬바람이 불어오면, 충남 보령시 천북면 장은리 굴단지에서 천북굴축제가 열린다. 천수만에서 생산되는 천북굴을 관광특산품으로 개발하여 다양한 먹거리 제공과 영양이 뛰어난 맛을 널리 홍보하여 소비촉진을 통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전략이다.

 

 

가스 불에 올려놓고 굴이 입을 벌리기 시작할 때, 김 오른 속살을 발라먹는 구이가 최고의 별미이다. 경향각지에서 몰려온 식도락가들이 삼삼오오 둘러앉아 감칠맛 나는 굴 속살에 소주한잔이면 그만이다.

 

 

굴단지의 비수기는 찬바람이 지나간 뒤라 썰렁하고 을씨년스럽다. 가게마다 문이 굳게 잠겨 있고, 인기척이라고는 찾아보기가 어렵다. 하루에 5번 다니는 관내버스를 30분 기다린 끝에 오후 2시 버스에 오르며 홍성미래길을 완주하고 광천터미널에서 환승하여 홍성읍내로 들어온다.

 



























                                                                                      어사포구





                                                                                 독살 체험장


                                                                                 남당항







                                                                               금바위 손칼국수













                                                                     전망대에서 바라본 경관









                                                                    홍성 방조제


                                                                           장은항 포구



                                                                             새조개 손질하는 아줌마




                                                                                 광천 읍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