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 도보여행

해변 바라길

김완묵 2016. 1. 12. 05:05

일  시: 2016년 1월 10일

구  간: 학암포해변 - 구레포해변 - 먼동해변 -  능파사 - 신두리사구 - 신두리해변(12km)

 

                                                        7. 해변 바라길

위 점막시술을 한지 한 달(18) 만에 병원을 찾았다. 수술결과를 확인하기위한 내시경검사를 위함이다. 짧은 시간에 진찰을 완료한 이용찬 박사의 답변은 간단명료하다. 수술도 잘되었지만, 경과도 좋아 일상생활을 하는데 큰 무리가 없으니 안심하라는 요지였다.

 

 

가슴속의 먹장구름이 한 순간에 날아가 버리는 통쾌함이다. 한 달 동안 식이요법으로 지탱하면서, 오늘과 같은 날이 오기를 얼마나 간절하게 기도했던가. 아직까지 음주는 스스로 억제하고 있지만,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이 서해안 걷기를 이어가는 일이다.

 

 

무리하지 않도록 하루에 20km12일 일정으로 학암포에서 파도리해변까지 몸 상태를 체크하며 걸어볼 예정이다. 태안터미널에 도착한 시각이 910, 20분을 기다린 끝에 학암포행 버스에 올라 30분 만에 목적지에 도착한다. 싱그러운 바다냄새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고향집에 돌아온 기분으로 분점도를 경유하여 신두리 해안을 향해 발걸음을 이어간다. 태안이

자랑하는 솔향기길에 이어 자연과 더불어 인간이 살아 숨 쉬는 편안하고 안전한 해변길 7코스 중에서 첫 번째로 선정된 바라길(12km) 구간이다.

 

 

입소문을 타고 퍼진 탓인지, 부천에서 온 산악회원 80여명이 합세하고 보니 조용하던 겨울바다에 활기가 넘친다. 그림 같은 소분점도를 뒤로하고 바라길문주를 지나 소나무 숲길을 빠져 나오면 구레포 해수욕장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해수욕장의 전재조건이 입자고운 백사장과 수심 낮은 바다, 울창한 송림이 있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선호하는 곳이어야 하는데, 아마도 구레포 해수욕장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 활등처럼 휘어진 백사장의 길이가 1km에 수심도 낮고, 해변을 따라 울창한 소나무 숲속으로 석갱이 오토캠핑장이 조성돼있다.

 

 

해안이 시작되는 400m 구간은 천연기념물인 사구(砂丘)를 보호하고, 장애인과 노약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나무 테크로 길을 만들고, 모래가 바람에 쓸려가는 것을 방지하기위해 모래 포집기를 설치하여 자연의 신비함을 즐길 수가 있다.

 

 

백사장 길이 1004m에서 따온 천사(天使)길은 등산화가 푹푹 빠지도록 입자고운 백사장이 끝없이 펼쳐진다. 남쪽해안가에 도착하여 산기슭으로 올라서면 오솔길이 이어진다. 융단처럼 부드러운 솔가리를 밟으며 내려선 곳이 먼동해변이다.

 

 

먼동해변은 옛 이름이암매였는데, 1993KBS대하드라마먼동이 방영된 뒤로 유명세를 타고 2009년 암매를 먼동으로 개명(改名) 했다고 한다. 용의눈물, 야망의 계절, 불멸의 이순신을 촬영할 만큼 주변경관이 아름답고, 먼동해변의 명물인 거북바위 정수리에 자라고 있는 소나무를 배경으로 바라보는 낙조(落照)가 사진작가들의 단골메뉴라 한다.

 

 

바라길 문주에서 시작하는 숲길은 신두리해안까지 3.8km를 이어가며 곰소나무 숲길과 해안이 교대로 나타나며 아름다운 풍광을 그려낸다. 바라길은 아라에서 유래된 말이라고 한다. 아라는 바다의 옛말이고, 바다를 옆에 두고 걷는다는 의미가 있다.

 

 

겨울답지 않은 포근한 날씨에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오는 곰솔 길, 사각사각 밟히는 솔가리 길은 발이 푹 푹 빠지는 백사장에 비하면 몸도 마음도 훨씬 부드러운 비단길이다. 전망대와 쉼터, 마애해변을 지나 능파사에서 가파른 시멘트도로를 올라서면, 모재쉼터가 나온다.

 

 

태안해상국립공원 구간을 걷는 바라 길은, 이정표와 주변의 명소마다 자세한 설명을 곁들여 지루함도 덜고 내가 가고 싶은 곳까지의 거리를 확인시켜 줌으로서, 체력안배를 적절히 할 수 있는 나침반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오솔길도 끝이 나고 그 유명한 신두리 사구(砂丘)가 바라보이는 제방으로 내려선다. 마침 썰물 때라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득하게 멀어 보이는 백사장과 모래언덕이 장관이다. 우리나라에서 오직 한 곳뿐인 신두리 해안사구는 15천년의 장구한 세월 속에 바닷물과 바람에 밀려온 모래가 쌓여서 형성된 모래언덕이다.

 

 

2001년 천연기념물 제431호로 지정된 사구는, 해변(海邊)을 따라 약 3.4km에 넓이가 500m에서부터 1.3km에 이를 정도로 방대한 면적이다. 제방이 끝나는 지점에서 두 갈래 길로 나뉜다. 밀물 때는 사구로 돌아가야 하지만. 썰물 때라 백사장으로 내려선다. 삭막한 모래언덕에는 해변의 모래톱사이로 키 작은 식물들이 고개를 내민다.

 

 

해안이나, 강가, 사막에서 모래사이로 자라는 식물을 사지식물(沙地植物)이라 부른다. 모래언덕은 바람에 의해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웬만한 식물은 뿌리를 내리지 못한다. 좀보리사초, 갯메꽃, 갯완두와 같이 키가 작으면서도 자생력이 강한 식물이 뿌리를 내린 다음 해당화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해송이 뒤를 따르게 된다. 이러한 천이의 과정을 거치며 메마른 모래언덕에도 새 생명이 둥지를 트는 것이다.

 

 

백사장을 걷는 것은 평지보다 두 배의 힘과 에너지가 필요하다. 처음에는 천천히 걷다가 모래의 감촉에 따라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속도를 높이다가는 발목에 부상을 입을 수가 있다. 지루하도록 2km를 걸어간 뒤에 해변가로 올라서니 신두리 사구센터가 보인다.

 

 

건물 뒤편으로 돌아가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신두리사구가 시작된다. 신두리해안은 모래가 해변에 쌓이기 좋은 지형구조로 되어 있고, 바람의 세기와 방향이 일정하여 시간이 지나면서 거대한 모래언덕이 형성되는 퇴적지형이라고 한다. 보통 해안사구는 모래의 공급량과 풍속, 풍향, 주변의 지형, 기후 등의 요인에 따라서 모양과 크기가 결정된다고 한다.

 

 

람사르 협약에 가입한 두웅습지는 왕복 40분이 걸리는 거리여서, 기념관에서 조형물을 참관하는 것으로 대신한다. 사구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민물이 모래언덕에 가로막혀 바다로 흘러들지 못하고, 물이 고여 형성된 늪지대를 말한다. 두웅습지는 신두리배후습지로 7천 년 전에 탄생한 생태계의 보물이다.

 

 

두웅습지는 휘귀 동식물들의 보금자리다. 멸종위기종인 금개구리. 맹꽁이, 표범장지뱀을 비롯하여 양서류 10여종이 서식하고, 사구식물(砂丘植物)인 갯그렁, 통보리사초군락, 수생식물인 수련, 붕어마름 등 200여종, 곤충 30여종이 함께 어울려 공존하고 있다. 하늘과 바다사이 리조트 앞에서 해변 바라길 12km를 완료한다.

 


                                     

 

                                                                          9시30분 학암포행 버스

 

 

 

 

 

                                                                           그림같은 소분점도

 

 

 

 

 

 

 

 

 

구레포 해변

 

 

 

 

 

 

먼동해변 거북바위 

 

 

 

 

 

 

 

 

 

마외해변

 

 

발자취를 남기며

 

 

능파사 샘터

 

 

 

 

 

 

 

 

신두리 해안으로 내려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