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 도보여행

태안 - 솔향기길 1구간

김완묵 2015. 12. 6. 11:56

일  시: 2015년 12월 5일

구  간: 만대항 - 삼형제바위 - 당봉 전망대 - 근욱골해변 -여섬 - 중막골해변 - 작은어리골매점 - 꾸지나무골 해수욕장(10.2km)

 

                                                           4. 솔향기길 1코스

 

세브란스병원에서 시술을 하기로 약속한 날자가 4일 앞으로 닥아 왔다. 남들은 간단한 수술이라고 하지만, 몸에 칼을 대는 것인데 어찌 소홀히 할 수가 있는가. 병원을 다녀오면 몸을 추수 리 는데 한 달은 걸릴 것이고, 내년2월 까지는 도보기행을 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수술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서해안 도보길을 위해 집을 나선다.

 

 

하지만, 만대항이라는 곳이 태안의 땅 끝 마을이어서, 교통이 너무도 불편하다. 당일치기로는 애써 찾아가도 솔향기길 1코스(10.2km)밖에 답사할 수 없으니, 전날 찜질방에서 숙박을 하고 630분에 출발하는 버스를 이용한다면, 학암포까지 29km주행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하게 된다.

 

 

야심한 630. 태안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농어촌 버스에는 기사와 단둘이서 총알택시처럼 달려가도 45분이 걸려서야 만대항에 도착한다. 먼동이 터오는 만대항은 비라도 내릴 것처럼 짙은 먹구름이 하늘을 덮고 있다.

 

 

태안의 절경 솔향기길은 태안의 상징인 바다소나무를 테마로 하여 5개 코스에 51.4km를 조성하고 있다. 3,4,5코스는 지난번에 답사한 바 있거니와, 오늘 걷게 될 1코스가 가장 아름다워 여행객들 90% 이상이 푸른 바다와 솔향기가 어우러진 이곳을 찾고 있다.

 

 

이 길은 200712월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사고 당시 자원봉사자들의 방제작업을 위해 만든 것이 계기가 되었다. 당시 가파른 산길을 오르내리는 자원봉사자들의 편의를 위해 이원면민회 차윤천회장이 길을 닦았는데, 이후 아름다운 해안경관을 따라 조성한 산길을 다듬어 만대항부터 꾸지포해수욕장까지 10Km의 산책로가 완성됐다고 한다.

 

 

이원반도의 끝자락에 터를 잡은 만대항은 태안의 땅 끝 마을이다. 땅이 기름지고 바다가 풍요로워 만세대가 살만한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바다를 바라보며 걷는 치유(治癒)와 소통(疏通), 보은(報恩)의 솔향기길. 가로림만을 지키는 파수꾼이 태안의 만대항과 서산의 황금산이다.

 

 

직선거리로 3km 남짓한 거리가 더욱 가까워 보이는 것은 황금산과 벌천포를 돌아왔다는 친근함 때문이 아닐까. 만선의 꿈을 안고 바다로 향하는 어선들로 아침을 여는 만대항(萬垈港), 솔향기길 안내판을 뒤로 하고 언덕을 오른다. 벌써 8년이 지난겨울이었다. 매서운 추위가 몰아치는 해안가, 전국에서 몰려온 130만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갯바위에 달라붙은 기름띠를 닦아내는 고초를 겪은 곳이다.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가 침몰한 가장 가까운 곳이어서 피해는 더욱 심했고, 헌신적인 봉사자들의 도움과 자연정화 능력으로 태안 앞바다는 예전의 모습을 되찾고, 사상초유의 상처를 치유하기위해 만들어진 방제로가 솔향기길로 다시 태어나 우리의 곁으로 돌아왔다.

 

 

해변이라는 뜻을 가진 작은 구매 수 둥을 지나. 해안가로 내려선다. 작은 자갈과 부드러운 모래가 곱게 깔린 투명한 바다가 가슴속을 시원하게 틔워준다. 애잔한 전설의 3형제 바위는, 홀로 세 아들을 키우던 어머니가 바다에 일하러 나갔다가 돌아오지 못하자, 어머니를 기다리던 삼형제들이 바위가 되었다는 곳, 황금산이 가장 가깝게 보이는 곳이다.

 

 

이원반도 서쪽해안이 시작되는 붉은앙뗑이, 이름도 별스러운 이곳이 전망하나는 끝내준다. 서해의 거센 파도를 막아주는 여러 개의 섬들이 어미의 치맛자락을 붙잡고 늘어지는 어린자식들처럼 썰물 때만 나타나는 수중암초다. 1938년에는 이곳을 지나던 여객선이 침몰하여 7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60년이 지나서야 앞 바다에 붉은 등대를 세우고 이 부근을 장안녀라 부르게 되었다.

 

 

갯바람에 실려 오는 비릿한 내 음과 솔 향이 코끝을 파고드는 해안가. 세막금을 지나 오르막길 을 올라서면, 정자와 안내판이 있는 당봉전망대(58m). 당봉은 과거 이곳 어민들이 만선을 기원하면서 제사를 지내던 곳으로, 정자에 올라서면 일몰과 일출을 볼 수 있어 전망이 뛰어난 곳이다.

 

 

쉼터가 있는 헤먹쟁이 안부, 근욱골해변, 칼바위, 큰노루금을 지나 여섬 해변에 도착한다. 일몰이 아름답다는 여섬. 썰물 때면 바닷길이 열리고, 밀물이면 섬으로 변하는 귀여운 섬. 만조시간이라 고립된 여섬에는 거센 풍랑이 몰아치고, 이원반도가 자랑하는 독살도 물속에 잠기고 말았다.

 

 

서해안에서 전해오는 고기잡이 독살은, 밀물 때 밀려온 고기들이 썰물 때 방죽같이 쌓은 독살에 걸려 바다로 나가지 못하는 고기들을 잡아내는 자연친화적 고기잡이방식이다. 솔향기 길에서 소나무 숲이 가장 울창한곳이 여섬 부근이고, 발을 붙이기도 어려운 가파른 벼랑길에서 밀려오는 기름띠와 사투를 벌이던 봉사자들의 헌신적인 노력도 이곳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이색적인 펜션이 자리 잡은 중막골 해변을 지나 300m 거리에 용난굴이 있다. 용 두 마리가 승천하기 위해 도를 닦았는데, 승천한 한 마리용은 굴 입구에 비늘 자국을 남겼고, 실패한 다른 한 마리용은 굴 앞에서 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오는 곳이다. 밀물 때라 찾아가지 못하고 별쌍금 전망대로 발걸음을 이어간다.

 

 

다시 부드러운 소나무 숲길로 접어들어 1코스에서 유일한 작은어리골 매점을 지나 큰 어리골 모래밭으로 내려선다. 1코스에서 유일한 무지개다리를 건너 산등성이를 올라서면, 가슴 아픈 현장을 목격한다. 아름드리 소나무가 무참하게 잘려나간 솔 껍질 딱지벌레 피해지역이다.

 

 

해안가로 밀려든 기름띠는 우리의 노력으로 해결했지만,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수 백 년 된 소나무들은 밑 둥 부터 잘려나간 벌거숭이산이 되고 말았으니 애석한일이다. 드디어 꾸지나무골해수욕장에 도착한다. 꾸지나무골해수욕장은 태안의 30여개 해수욕장 중에서 가장 북쪽에 있는 해수욕장이다.

 

 

해변을 둘러싸고 있는 울창한 소나무 숲과 깨끗한 백사장, 동해안처럼 맑은 물이 해수욕장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감동을 안겨주는 곳이다. 생각보다 험난한 산길을 돌아 1구간(10,2km)을 완주하는 데는 많은 체력이 소모된다. 예정대로 3시간 만에 완주하고 소나무 그늘에서 잠시 쉬어간다.

 

 

 

                                               솔향기길 1코스 지도

 

 

대설을 2일 앞둔 동지석달- 7시 20분 출발

 

 

 

새벽잠에 잠겨있는 삼형제바위

 

건너다 보이는 벌천포 해안

 

삼형제바위 해안

 

황금산과 대산공단

 

 

가로림만을 지키는 등대와 장안녀

 

기름 유출 사고를 낸 규모의 유조선이 비슷한 위치에 정박해 있다.

 

태안 앞바다

 

가로림만

 

당동 전망대

 

 

 

 

 

 

해안으로 내려서는 협곡

 

 

 

 

솔껍질 깍지벌레 방제를 위한 고육지책

 

 

 

 

 

 

 

 

여섬 전망대

 

 

 

 

 

 

 

용난굴 부근의 바위들

 

 

 

 

 

 

 

 

 

 

바다건너 태안 화력발전소

 

작은 어리골쉼터 

 

 

 

 

 

솔껍질 딱지벌레 피해지역 

 

구찌나무골 해수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