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6길 - 공산성길
일시: 2015년 3월 20일
구간: 예비군 훈련장 - 연꽃공원 - 금강교 - 공산성 - 혈저천(혈흔천) 둑길 - 공주실버랜드 - 임립미술관
충남 제6길(공산성길): 12km
금강 둔치에 도착하며 공주 시내가 펼쳐진다. 공주는 백제22대 문주왕이 하남위례성에서 왕도를 웅진(현재 공주)으로 옮긴 뒤, 성왕이 사비성(현재 부여)으로 천도 할 때까지 5대 64년 간 백제의 도읍지로 사용하던 곳이다. 금강기슭에 자리 잡은 지리적인 여건으로 선사시대부터 삶의 터전을 일구어 온 유서 깊은 고을이다.
고종 32년에(서기 1895년) 공주부를 신설하고, 1932년 도청소재지가 대전으로 이전할 때까지 충청남도의 수부로서 인근 27개 군을 관할하였다. 시내로 들어오며 금강둔치에는 각종 체육시설과 휴식공간이 조성되어 있고, 시외버스터미널이 있는 신시가지에는 공주 교육대학교가 자리 잡고 있다. 예로부터 공주를 교육도시라 지칭한 것도 공주교육대학이 있기 때문이다.
금강교를 건너 공산성을 찾아간다. 금강교 남쪽 곰나루 형상이 있는 소공원에 도착하면 금강 하구 둑 92km, 대청댐 53km 이정표(자전거길)가 반겨준다. 공산성은 백제 문주왕이 웅진으로 천도하여 왕도를 지키던 백제산성이다. 정문인 금서루를 찾아가는 길옆으로 이고장의 자랑인 공덕비가 빼곡히 자리를 잡아 충효의 고장임을 대변하고 있다.
삼남길이 공산성을 통과하여 진남루로 빠져나가는 코스를 택하고 있기 때문에, 일부분이지만 산성의 정취를 느낄 수가 있다. 원래는 흙으로 쌓은 토성이었으나 조선시대에 석성으로 다시 쌓은 공산성은, 백제 때에는 웅진성으로, 고려시대에는 공주산성, 공산성으로, 조선 인조 이후에는 쌍수산성으로 불러왔다.
성의 길이는 석성이 1,930m 토성 730m를 합하여 2,660m에 이르는 철옹성으로 금강의 기암절벽을 따라 축성하였다. 신하들의 연회장소로 사용하던 임류각은 공산성에서 가장 큰 누각이고, 공산성의 남문인 진남루는 조선시대에는 삼남의 관문이었다. 문화재자료 48호인 진남루는 조선시대 석성으로 고쳐 쌓으며 지은 것으로, 정문인 금서루와 함께 공산성을 출입하는 문이다.
진남루를 빠져나오며 공주구시가지가 펼쳐진다. 공주가 역사적으로 명소가 된 것은 “무령왕릉”을 발견하면서 부터이다. 1971년 송산리 5호분과 6호분의 배수구를 정비하던 중에 우연히 발견된 왕릉은 도굴의 피해를 전혀 입지 않아 삼국시대 고분연구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무덤의 주인공은 동성왕의 뒤를 이어 백제 25대왕으로 즉위한 무령왕이다.
가림성(加林城)에 근거를 두고 저항하던 백가를 토벌하고, 고구려 수곡성(水谷城)을 공격하는 한편, 말갈의 침입에 대비해 고목성(高木城) 남쪽에 장령성(長嶺城)을 쌓아 국방을 튼튼히 하고 중국남조의 양(梁)나라에 사신을 보내고, 일본과도 외교관계를 강화하였다. 민생에도 힘써 제방을 수축하고 유식자(遊食者)들을 구제하여 농사를 짓게 하는 등 백제부흥을 이룬 성군이다.
현재시각이 12시. 오늘의 숙소를 계룡면 소재지가 있는 명성모텔로 정한 만큼, 아직도 12km를 더 가야하는 고행의 길이다. 체력과 함께 시간안배를 잘해야 오늘의 목적을 달성할 수가 있고, 내일 논산역까지 25km를 완주할 수 있으니, 코스 또한 세심하게 챙겨야하고 잠시라도 방심을 해서는 안 된다.
덕성공원 빌리지를 빠져나와 중동교차로에서 무령로를 따라 동쪽으로 진행하고, 버드나무길 교차로에서 버드나무 길로 접어들어 중앙연립과 금강아파트를 지나 강남교차로에서 창벽로를 따라가면서 도심을 벗어나 도도히 흐르는 금강을 바라본다. 소학로 삼거리에서 혈흔천(지도에는 혈저천)에 걸려있는 소학교를 건너 남쪽으로 제방을 따라가면 미로같이 숨어있는 삼남 길을 헤쳐 나오게 된다.
끝없이 이어지는 제방 길. 무료하고 지루한 길이다.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개천가에는 따사로운 햇살이 내려 쪼이고, 중국에서 날아온 미세먼지가 하늘가로 내려앉으며 모든 사물이 흐리게 보인다. 한낮의 식곤증이 몰려오는 시간, 허리에 찬 카세트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가 아니라면 참아내기 어려운 시간이다.
제방 건너편으로 금강교회가 보이고, 효포초등학교가 있는 만덕주유소 앞에서 차령대로를 건너 이기원(李基遠) 정려(旌閭)를 만난다. 공주시 향토유적 29호인 정려(旌閭)는 이기원(李基遠)의 효행을 높이 기려 동몽교관(童蒙敎官) 벼슬을 내리고 1891년(고종28년)에 세운 비각이다.
꽃이 숨어있는 마을 “가마울” 표지석에「미움은 다툼을 일으키고, 사랑은 모든 허물을 덮어준다.」는 시구절을 음미하며 화은2리 향포마을과 공주실버랜드를 지나 6구간이 끝나는 임립미술관 앞에 도착한다.
공주대교
신공주대교
효포초등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