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2길 - 흥타령길
일 시: 2015년 1월 4일 - 충청1길 과 함께 답사한 길
구 간: 직산역 - 모시지하도 - 업성 - 업성저수지 - 한국기술교육대학교 - 삼성대로 -두정역 - 동서대로 - 천안대로 -
천안로 사거리 - 신세계 백화점 - 천안역 (7.5km)
충남 제2길(흥타령길)
일반전철역이 도심지에 있는 것과는 다르게, 직산역은 외진 곳에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직산읍은 예로부터 경기도와 호서지방의 경계에 있는 교통의 중심지였다. 삼한시대에는 마한(목지국:월지국)으로, 백제 온조왕이 건국초기에 직산에 도읍을 정하고, 고구려 장수왕이 사산현으로, 신라 진흥왕때는 백성군으로, 고려 초에 직산(稷山)이라는 이름이 등장하게 된다.
그 근거로 직산읍 군동리 직산 초등학교 옆에는 조선시대 직산현의 지방행정관청으로 사용하던 직산관아가 있는데, 외삼문(충남유형문화재 제42호)에는 경기도와 호서지방의 경계라는 뜻으로 호서계수아문(湖西界首衙門)이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충남기념물 제109호인 직산향교는 1397년(조선태조7년)건립되었으나, 임진왜란 때 소실된 것을 여러 차례 중수하였다. 이 향교에는 공자와 중국의 성현, 우리나라 선현 18인의 위폐를 모시고 봄가을에 제향을 올리는 대성전, 유생들이 공부하던 명륜당, 유생들이 기숙하던 동재와 서재로 나눈다.
또한 성거읍에 있는 성거산(579m, 금북정맥)은 고려태조 왕건이 후삼국을 통일한 후에 자신이 태어난 송악(개성)의 성거산과 같은 이름으로 지어주고, 天下大安을 기원하며 성거산에 제사를 올렸다고 전하는데, 성거산 자락에 있는 천흥사지에는 천흥사 5층 석탑(보물 제354호)과 당간지주(보물 제99호)가 남아 있다.
흥타령길(14.5km)은 직산역에서 남쪽으로 철길을 따라 진행한다. 모시지하차도를 통해 철길을 건너 산등성이에 업성교회가 보이는 삼거리 길에서 철길방향으로 진행하고, 업성마을 입구에서 성환천을 다시 만나 철길과 국도 밑으로 통과하여 업성저수지를 바라보며 농로를 따라간다.
해가중천에 떠오르며 수은주가 영상으로 올라가고 등줄기에서 땀방울이 흐르기 시작한다. 마스크도 외투도 벗어버리고, 홀가분한 차림으로 삼남길을 답사하는 발걸음이 한결 가볍다. 엄동설한의 맹추위 속에서도 이렇게 포근한 날씨가 찾아올 줄을 그 누가 알 수 있으랴. 인공위성으로 족집게처럼 뽑아내는 일기예보덕분에 마음 편히 답삿길에 오를 수 있으니 정말로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
업성 저수지를 100여m 앞두고 산길로 올라선다. 질척질척 황토 흙이 등산화바닥에 달라붙으며 수렁 속으로 빠져든다. 포근한 날씨를 좋아라했더니, 진구렁 속에서 애를 먹을 줄이야. 그래서 세상은 공평하다고 하지 않던가. 산등성이를 넘어서니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제2캠퍼스와 오성고등학교가 반겨준다.
도로 주변으로 펼쳐지는 과수원에서는 전지작업이 한창이다. 앙상한 나뭇가지에 세찬 바람이 불어와도 농민들의 손길은 멈출 새가 없다. 한해의 풍년을 염원에 두고 바쁜 손길을 이어가는 그들에게 희망의 결실이 맺어지기를 바란다.
과수원너머로 바라보이는 높은 빌딩이 공주대학교 천안캠퍼스 건물이다. 수도권에서 학생들의 통학 사정권에 있는 천안은, 미래를 꿈꾸는 상아탑의 중심지로서 반경2km안에 7개 대학이 밀집되어 있다.
조용한 농촌들녘을 답사하던 삼남길이 천안의 도심지를 통과하게 된다. 삼성대로에서 동쪽으로 방향을 잡아 북부고가도로 밑을 통과하여 두정1교를 건너 두정역에 도착한다. 처음계획은 두정역까지 진행하기로 하였으나, 현재시각이 12시 50분이다. 시간도 이르고 컨디션에도 큰 무리가 없으므로 천안로사거리까지 진행하기로 한다.
남쪽으로 철길을 따라 진행하면, 동서고가도로가 나온다. 고가도로 밑을 통과하여 천안대로를 따라가는 중에 천안천을 만나고, 천안대로를 사이에 두고 신부동성당과 대형태극기가 휘날리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태극기는 언제 보아도 가슴이 먹먹하고, 뭉클한 감동을 안겨준다. 이것이야말로 애국심의 발로가 아닌가 싶다.
대림한들아파트 담벼락에 천안의 명물 12경이 사진으로 전시되어 있다. 그 중에서 유독 시선을 끄는 곳이 6경으로 선정된 태조산 각원사다. 10여 년 전에 금북정맥을 답사하며 찾았던 곳이다. 1977년 태조산자락에 세워진 각원사는 재일교포 김영조의 시주로 남북통일을 염원하는 사찰을 건립하였다고 한다.
울창한 숲속에 자리 잡은 각원사는 수많은 계단을 오르는 인내력이 필요한 사찰로서, 입구에 들어서면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시원하고 맑은 공기가 관람객들을 유혹한다. 각원사의 대표적인 구조물인 아미타여래청동대좌불은 높이가 14.5미터 둘레가 30m 무게가 60톤에 달하는 엄청난 크기를 자랑한다. 또한 1996년 완공된 대웅전은 목조건물로는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다.
천안로사거리에 도착하며 오늘의 답삿길도 끝을 맺는다. 횡단보도 건너편으로 천호당과 주유소 사이의 골목길이 다음구간의 진입로가 된다. 천안역방향으로 가는 중에 제4경으로 선정된 아라리오 광장을 지난다. 아라리오갤러리, 신세계백화점, 야우리 시네마, 종합터미널로 연결되는 젊음과 희망이 넘치는 거리다.
천흥사지 5층 석탑
공주대학교 천안캠퍼스
천안의 중심지 아라리오 광장
충남 2일째 시작구간: 천안로 사거리 - 산책로 - 천안향교 - 천성중학교 - 경부고속도로 옆길 - 천안 삼거리 휴계소 -
천안 삼거리공원 (8km)
충남 삼남길 두 번째 답삿길이다. 포근한 날을 가려 용산역에 도착하니, 건너편 승강장에 06시7분발 천안급행열차가 대기하고 있다. 반가운 마음에 달려가지만 간발의 차이로 놓치고 말았다. 전철을 타고 오는 동안 조바심치던 일이 현실이 되고 말았으니, 허탈감속에서도 차선책을 찾아 나선다.
6시27분에 출발하는 장항선 무궁화 열차가 시야에 들어온다. 경로로 활인 받아 4.300원을 주고 서정리역에서 급행열차를 따라 잡고 천안에 도착하니 7시 40분이다. 낮선 곳에서는 택시가 가장 안전한 교통수단이다. 천안로사거리까지 4.000의 요금을 지불하고 출발점에 도착한다.
천안로 사거리에서 천호당과 주유소 사이의 골목길로 들어선다. 동쪽으로 5분간 진행하여 경부고속도로 지하통로를 빠져나오면 산책로와 연결된다. 복잡한 도심 속을 벗어나 고즈넉하게 이어지는 산책로는 천안의 진산인 태조산(421m)과 연결되고 금북정맥으로 이어지는 성거산(579m)까지도 오를 수가 있다.
뒷동산의 산책로가 미로처럼 얼크러져 낮선 사람들에게는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이 난감한 곳이다. 이런 와중에도 삼남길 꺾쇠가 친절하게 안내를 하는 덕분에 무사히 천안향교에 도착한다. 충남기념물 제110호인 천안향교는 태조7년(1398년)에 건립한 사당이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으로 소실된 것을 여러 차례 복원했는데, 명륜당 상량문에는 1656년(효종7년) 이라는 고증이 확인되었다고 한다.
향교 입구에는 홍살문이 있고, 외삼문을 시작으로 정면으로 학생들이 공부하던 명륜당, 기숙사로 사용했던 동재와 서재로 배치되고, 명륜당 뒤편으로 공자님과 중국의 성현 21분의 위패를 모신 대성전과 우리나라 성현18분을 모신 동무와 서무가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동절기에는 방문객을 받지 않는다는 안내문과 함께 자물쇠가 굳게 잠겨있어 들어가 보지는 못하고, 다음 행선지로 향한다. 향교1길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오면 봉평장터(식당)에서 천성중학교 쪽으로 거슬러 오른 다음 원성천을 따라 고속도로 쪽으로 내려오다 동막교에서 왼쪽으로 선회하여 화령길을 따라 남쪽으로 진행한다.
고속도로 옆으로 이어지는 마을길은 중간 중간 산길도 지나고, 고속도로를 통과하는 토끼굴도 몇 군데 나오지만, 1시간 동안 고속도로를 따라 천안삼거리 휴게소 뒤편으로 연결된다. 천샛골(작은 마을)에서 토끼굴(고속도로)을 빠져나와 천안삼거리공원에 도착하며 2구간답사가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