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파묵칼레
일 시: 2014년 11월 8일
경유지: 에페소 - 파묵칼레(버스 이동 - 3시간)
파묵 칼레
에페소를 떠나 파묵칼레를 오는 동안 차창 너머로 비치는 들녘에는 목화밭이 광활하게 펼쳐진다. 연간 생산량이 40만t에 달하는 목화는 곡물다음으로 중요한 작물이며, 유럽으로 대량 수출되는 효자종목이다, 목화는 주로 이즈미르와 아다나 지방에서 생산 된다. 양모가게에 들려 패션쇼를 참관하고, 식당에 들려 점심을 해결하면서 3시간이 소요되었다.
석양이 내려 비추는 오후, 멀리서 보아도 목화송이처럼 언덕 전체가 은백색으로 빛을 발하며 우리를 유혹한다. 특이한 지형으로 만들어낸 터키 남서부 지역의 온천 파묵 칼레는 새하얀 석회층위로 따뜻한 물이 흘러내리며, 우리나라의 천수답처럼 산 비알을 따라 계단식으로 만들어진 다랑논이 펼쳐진다.
계절에 따라 수량의 차가 있기 때문에 온천수의 방출량을 조절하는 관이 있고, 홈통처럼 패인 수로에 앉아 온천수에 발을 담그면 그동안의 피로가 말끔히 가신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다랑논은 너무도 미끄러워 매사에 조심해야하고,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벼랑 밑으로는 오아시스의 별천지가 펼쳐진다.
거대한 물웅덩이가 만들어낸 온천지대. 희귀하고 아름다운 경관을 보기위해 전 세계 관광객이 몰려온다. 자연이 만들어낸 특이한 지형과 고대유적, 온천수까지 어우러진 관광지로 소문난 파묵 칼레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우리나라의 온천은 조그만 구멍에서 나오거나 펌프로 퍼 올리는데 비해 이곳은 시냇물처럼 수량이 많이 나온다.
또한 온천물에 녹아서 나온 석회성분이 오랜 세월(1만 4천년)을 지나는 동안 산을 이루어 마치 목화같이 보인다고해서 목화 성(파묵 칼레)으로 부른다. 온천의 수온은 34도로 목욕하기에 알맞은 온도이며, 햇볕에 비추는 온천수의 색깔이 수시로 바뀌어 맑은 날은 옥색으로 보이다가 흐린 날은 하얀색으로, 석양노을에는 황금색으로 변한다고 한다.
로마시대에는 교황이 병을 치료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고, 그 당시 세계 각국에서 병 치료를 위해 부자들이 많이 왔다고 한다. 병이 치료되면 고국으로 돌아가고, 치료를 못하면 이곳에 죽어서 호화로운 무덤을 남겼는데, 현재 발굴된 석관만 1,700여기가 된다고 한다.
파묵 칼레의 언덕 위에 있는 고대 도시 히에라 폴리스. 기원전 2세기경 페르가몬 왕국에 의해 세워지고 오랜 세월동안 여러 세력들을 거치며 번성했던 히에라 폴리스의 전성기는 로마제국이 정복했을 때라고 추정하고 있다. 로마제국은 이곳을 정복한 후 성스러운 도시라는 뜻으로 히에라 폴리스라고 불렀는데, 그 때의 명칭이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고 한다.
산 비알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유적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곳은 히에라폴리스 원형극장이다. 수용인원이 1만 5천명. 그 당시 이곳에 거대한 도시가 형성되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 아닐까. 마이크도 없던 시절, 관중석 끝까지 울려 퍼지는 과학적인 구조는 현대인들도 경탄을 금할 수 없다고 한다.
히에로 폴리스는 로마제국에 이어 비잔틴제국에 정복되면서 계속해서 번성하였는데, 1354년 있었던 대지진으로 무참히 파괴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을 새롭게 발굴하여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다고 한다. 원형극장 아래 있는 온천은 클레오파트라가 목욕을 하던 곳이라고 한다. 물이 어찌나 맑은지, 바닥이 선명하여 옥색으로 빛나고, 대추야자나무와 어우러진 온천이 너무도 환상적이다.
서산으로 내려앉는 낙조의 빛깔이 너무도 고와 오래도록 머물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며 휴식처인 호텔로 향한다. 4성급인 C&H HOTEL에 여장을 풀고, 호텔식으로 만찬을 즐긴 다음 아내는 맛사지 실로 내려가고, 나는 호텔 내에 있는 온천수영장에서 하루의 피로를 말끔히 풀어낸다.
목화의 성
히에라 폴리스 유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