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네델란드

꽃 박람회

김완묵 2013. 4. 27. 19:53

2013년 4월 25일

 

                                                     7. 네델란드

 

꿈의 도시 로마관광도 끝이 나고 ENEA HOTEL에서 하룻밤을 더 유숙한 후, 파우미치노 공항을 출발하여 로마상공을 벗어나면 아침햇살에 모습을 드러내는 알프스산맥이 장관이다. 구름 한 점 없이 청명한 날씨 속에 만년설에 덮인 산과 계곡은 3일전 융프라우를 오른 여진으로 더욱 감명 깊게 느껴진다. 2시간 30분 만에 암스텔담 스키폴공항에 도착한다.

 

네덜란드 하면 튜립과 풍차를 먼저 떠 올리게 된다. 동화의 나라를 연상하면서, 꽃이 피는 강가에 풍차가 도는 풍경을 상상만 해도 달려가고 싶은 나라가 바로 네델란드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는 네델란드는 바다를 메워 국토를 넓혀가는 방파제가, 구획정리 된 바둑판처럼 끝없이 이어진다.

 

현지가이드의 안내로 시작되는 관광은 네델란드가 자랑하는 꽃 박람회장이다. 큐켄호프 꽃 축제는 85,000평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의 꽃밭에서 매년 3월말부터 5월 중순까지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구근 화훼류 꽃 축제가 열린다. 우리가 찾아가는 4월 25일이 절정기이지만, 이상기온으로 투립의 꽃망울이 이제 피어오르기 시작해서 아쉬움이 많다. 그래도 꽃 축제를 볼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큰 행운이라 생각한다.

 

고양시의 꽃박람회와 순천에서 개최되는 정원박람회 소식이 이곳 가이드의 입에서 전해질 정도로 우리와는 친숙한 축제이다. 15세기 한 백작부인이 자신의 야채, 허브 정원을 관리하며 여기서 재배된 야채로 음식을 만든 것을 Kitchen Garden 이라 하였고, Keukenhof 란 이름을 얻게 되었다.

 

1949년 리세시장이 구근식물 재배자 들과 함께 연례행사로 야외 꽃 전시회를 계획하고 큐켄호프주를 가장 이상적인 곳으로 선정하여 첫 회에 236,000명이 방문하는 성과를 올리며 세계적인 꽃 전시회장으로 발전하였다. 클린턴 전 미대통령,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같은 수많은 세계의 저명인사들이 방문을 하면서, 이제 큐켄호프는 네덜란드 뿐 아니라 세계제일의 꽃 박람회로 명성을 얻고 있다.

 

네델란드의 수도는 암스테르담이고, 행정부 소재지는 헤이그이다. 북에서 남으로 282km, 동에서 서로 176km 뻗어 있는 이 나라는 북쪽과 서쪽으로는 북해, 동쪽으로는 독일, 남쪽으로는 벨기에와 접하고 있으며, 면적 41,528㎢에 인구는 16,522,000명이다.

 

독일과 벨기에와 접경을 이루고 있는 남부와 동부지역은 평원과 기복이 심한 산악지역이고, 서부와 북부지역은 저지대이다. 이들 지역은 바다보다 육지의 표고가 낮아 제방을 사이에 두고, 그 유명한 풍차를 이용하여 수위를 조절하는 간척지가 발달되고, 라인강, 뫼즈강, 스헬데강을 아우르는 삼각주로 이루어진 네덜란드는, 작은 나라이지만 GNP가 4만 6천불에 이르는 경제대국이다.

 

하멜표류기로 우리와 친숙한 하멜이 네델란드 사람이다. 1653년 선원 37명과 함께 스페르 베르호를 타고 일본의 나가사끼로 향하던 중 폭풍우를 만나 표류하다 제주도에 이르게 된다. 얼마 뒤 통역을 만난 하멜일행은 깜짝 놀라게 된다. 조선의복을 입었지만, 생김새는 틀림없이 자기나라 사람인 것이다.

 

하멜일행이 제주도에 표류해 오기 22년 전, 그도 역시 네델란드를 출발해 일본의 동인도 회사로 향하던 도중 그들과 마찬가지로 폭풍우를 만나 제주도로 표류해 왔다는 것이다. 그는 결국 조국 네델란드로 돌아가지 못하고 조선에 남아 조선인으로 귀화해서 살고 있었던 것이다. 그가 바로 박연(벨테브레) 이란 사람이다.

 

조정으로 돌아온 박연은 왕(효종)에게 사실을 말하고 효종은 이내 이들을 조정으로 불러들인다. 이제 하멜일행은 한양으로 가는 긴 여행길에 오르게 되는데, 한양까지 가면서 거치게 되는 여수, 순천 등 지명을 비교적 정확한 네델란드식 음가로 적는다. 그 후 본국으로 돌아가 그 유명한 하멜표류기가 탄생한 것이다.

 

1980년 허정무감독이 PSV 에인트호번에 축구선수로 입단하여 활약하면서 우리나라의 존재가 부각되었고. 2002년 월드컵이 한국에서 열렸을 때, 네델란드는 본선에 오르지 못하면서도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이 4강에 오르는 신화를 이룩하여 한국과 더욱 가까운 이웃이 되었다.

 

운하의 나라 암스텔담은 베네치아와 함께 수상도시라는 닉네임을 갖고 있다. 사방으로 뻗어나간 수로를 따라 도심지가 이어진다. 지표면이 해수면 보다 낮아 간척지가 많고 운하가 발달한 나라. 수도 암스텔담은 유럽물류의 중심지이다. 동쪽으로 조이테르해를 매립하여 신시가지를 조성하면서, 암스텔담시의 면적이 3배로 늘어났다고 한다.

 

영빈관이 있는 담 광장으로 이동한다. 타운홀로 세워진 이 건물은 17세기 네덜란드 황금시대에 시청사로 건립되었으나, 왕궁으로 지정되어 당시의 황제 보나파츠트에 의해 실내가 호화롭게 장식되었다. 일곱 개의 출입문은 네덜란드의 독립을 결정한 일곱 주를 상징하며 돔에는 지구를 등에 짊어진 아틀라스 신상이 올려있다.

 

자전거의 천국 네델란드는 전체교통수단의 46%를 차지한다. 네델란드 자전거도로의 특징은 자전거용 신호등이 따로 있어, 교통사고가 일어나면 자전거에 우선권이 있다고 한다. 그만큼 자전거를 보호해 주무로서 어디든지 마음 놓고 다닐 수가 있는 것이다.

 

8박10일의 짧은 여정에 6개국을 돌아본다는 것이 가당키나 하겠으나, 주마간산 격으로 스쳐 지나면서도 많은 것을 보고 배운 것이 있으니, 우리보다 GNP도 높고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면서도, 화장실을 허투루 쓰지 않고, 물 한 병이라도 아껴 쓰기 위해 돈을 지불하는 문화는 불편한 것이 사실이지만, 근검절약하는 이들에게서 배울 점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