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남한강 삼백리. 2

김완묵 2011. 12. 3. 03:19

 

                                                   

일시: 2011년 12월 2일

여주보 - 저류지 - 이포보 -  양평역 (5시간)

 

 

깊은 잠속에 빠져있던 한강에

회오리 바람 일더니

한반도에 지각변동 일어나는 

桑田碧海라  

 

 

천만년 쌓인 토사 준설되어

푸른 강심 드러내고

충주로 팔당으로

신나게 달려가는 은륜의 바퀴들

 

 

도도히 흐르는 한강은 말이 없어도

역사의 수례는 멈추지 않는다

 

오!

자랑스런 대한민국

영원하여라.

 

남한강 여주보에서  풍운아

 

 

                                          2 . 이포대교(25km)

한강의 기적으로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대한민국에서 양평만은 십년 전이나 별로 달라진 것이 없이 조용한 시골마을이다. 맑은 물과 푸른 숲, 깨끗한 공기가 어우러진 楊平은 전형적인 背山臨水의 고장이다.

 

 앞으로 남한강물이 유유히 흐르고, 뒤로는 용문산에서 뻗어 내린 백운봉(940m)자락에 포근히 안겨있는 양평은 사통팔달의 교통요지라 사람살기 좋은 고장이다. 또한 이곳은 이천만 수도시민의 생명수인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된 탓에 공해를 일으키는 공장도 없고, 특히 대한민국에서 유일한 [친환경농업특구]로 지정된 곳이다.

 

 

수도권 전철이 용문까지 개통된 뒤로는 사람들의 왕래도 빈번해지고 자전거 도로가 개설되면서 도시에 활기가 넘친다. 양평역을 나서며 랜드 마크인 30여 층의 건물 옆으로 자전거 도로가 연결된다. 양근대교를 지나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자전거 길은 양옆으로 벚나무를 심어 봄이면 벚꽃 터널 속으로 환상의 길이 열린다.

 

 

양평에서 2km지점에 충주댐100km. 팔당대교36km의 이정표가 눈길을 끈다. 충주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뛴다. 내가 태어난 고향이라서가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중심을 이루는 청풍명월의 고장이 아닌가. 육로가 발달되기 전에는 충주에서 한강의 수운을 이용하여 한양나들이가 이루어지던 교통의 중심지라 할 수 있다. 충주를 지나 이화령을 넘어 부산까지 자전거 길로 700여 km가 넘는 길을 답사하는 “국토대행진”의 야심찬 목표를 세우고 보니 설레는 마음을 진정하기가 어렵다.

 

 

흑천을 지나 개군면 양석리에 도착하면 지석묘가 반겨준다. 1974년 팔당댐 수몰 지구에 대한 문화재를 발굴하면서 발견한 지석묘는 신석기 시대부터 남한강을 중심으로 우리조상들이 삶의 터전을 이루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양평에서 시작된 자전거도로는 이곳에서 끝이 나고 개군산 자락의 후미개 고개를 넘는다.

 

 

자전거의 모든 기어를 풀어 놓고 안간힘을 써 보지만, 종당에는 안장에서 내려서야하는 마의 구간이다. 고갯마루에 올라서면 구절양장의 구비길이 시원하게 펼쳐지고, 산자락을 배경삼아 후미개 마을이 자리 잡고 있다. 수 백 평씩 넉넉하게 자리 잡은 전원마을에서 바라보는 개군 레포츠공원과 남한강이 그림처럼 펼쳐지는 동화속의 마을이다.

 

 

휘돌아 내려서는 길은 거침이 없고, 護國忠烈의 고장 구미리에 도착한다. 양평과 여주를 이어주는 구미리 나루터는 임진왜란 때 강원도 조방장 원호 장군이 향병을 모아 왜군을 기습하여 승전보를 올린 곳이다. “물 맑은 양평 아름다운 구미리”의 표지석을 뒤로하고 산모롱이 돌아서면 개군 레포츠 공원이 펼쳐진다. 남한강과 어우러진 종합레포츠단지로 조성이 완료되면, 서울과 가까운 지리적인 여건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휴식공간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른 봄이면 지리산 자락에서 산수유축제로 상춘객들이 몰려든다. 하지만 이곳 개군면 내리와 주읍리 일대에도 수십만 그루의 산수유가 자생하고 있어 춘삼월이면 개군면이 떠들썩하도록 산수유축제가 열린다. 이 고장의 상징인 산수유나무로 자전거 길에 가로수로 심어 빨간 열매가 초겨울 찬바람 속에서도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넓어진 강심과 느려진 유속으로 육지속의 바다가 펼쳐지는 개군면 레포츠 공원은 곧게 뻗은 도로위로 하이킹 족들의 질주가 시작되고, 강 언덕에 펼쳐지는 카페들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개군 레포츠 공원에서 3.5km지점에 이르면 왼쪽으로 낮은 구릉처럼 보이는 산이 파사산성(사적 251호)이다. 둘레 1.5km의 파사산성은 신라5대 파사왕 때 쌓았다고 전해지는 곳으로 신라 초기의 영토가 양평까지 미쳤음을 짐작케 한다.

 

 

문화지킴이 장승들의 인사를 받으며 올라선 곳이 이포보 전망대다. 남한강에 신설된 3개의 보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포보는 여주의 군조인 백로를 형상화해서 만든 총연장이 591m이다. 6개의 수문을 롤러게이트로 만들어 위아래로 방류가 가능하고 자연형 어도와 수중광장, 문화광장, 소수력발전시설을 갖추고 있어 다목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이포보는 학이 물을 마시고 있는 형상이다.

 

 

이포보에서 1km거리에 이포대교가 반겨준다. 이포대교가 생기기전까지만 해도 남한강의 중요한 나루터로 강원도 사람들이 한양 나들이를 할 때 사용하던 길목이기도 하다. 이포대교가 생긴 후, 세락의 길을 걷던 천서리 주막 촌이 막국수로 명성을 되찾아 먹 거리 촌으로 성시를 이루고 있다.

 

 

한강 살리기 3공구 당남지구에 도착하면 당남리섬을 중심으로 오토캠핑장과 위락시설이 조성되고, 강 건너 계신지구와 복대지구까지 개발이 완료되면 한강의 이촌지구와 함께 남한강의 새로운 명소로 탄생하여 삭막한 도심을 떠나 시원한 강바람 맞으며 가족나들이하기에 좋은 곳이다.

 

 

고래산과 우두산에서 발원하는 곡수천을 건너면 그 유명한 여주의 저류지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홍수 때 남한강 수위가 올라가면 불어난 물이 넘어 들어와 한동안 머물다가 홍수가 지나가 수위가 내려가면 다시 강으로 흘려보내는 홍수를 조절하는 큰 그릇(면적200만㎡)이라고 한다. 둘레가 10km에 이르는 저류지를 조성하면서 강변마을인 양촌리와 당남리 일대의 지하수가 고갈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하니 앞으로 보완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저류지 강둑을 걸어가며 주위를 살펴보면, 용문산(1157m)과 백운봉(940m), 주읍산(582m)이 한 폭의 그림처럼 조화롭게 펼쳐진다. 여주의 어느 곳에서 보아도 삿갓을 엎어놓은 것처럼 보이는 주읍산은 임금(용문산)을 향해 부복하는 형상을 하고 있어 주읍산이라고 하며, 정상에 올라서면 여주의 일곱 고을이 보인다고 하여 칠읍산이라 부르기도 한다.

 

 

양평15km, 충주86km의 이정표가 있는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남한강은 시간이 정지된 듯 강물도 흐름을 멈추고, 강 건너 이천 땅의 천덕봉(634m)과 원적산(563m)이 흰 눈을 머리에 이고 고고한 자태를 뽐낸다. 이곳에서 당산리 후포교까지 곧게 뻗은 도로가 장관을 이룬다. 자동차도로와 자전거도로, 보도까지 4km에 걸쳐 시원하게 뚫린 하이웨이 옆으로 도도히 흐르는 강심을 따라 갈대가 숲을 이루고 청둥오리를 비롯한 철새들이 평화롭게 노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당산리 당미고개를 휘돌아 올라서면 수 십 길 단애를 이룬 기암절벽이 장관을 이루고, 두 팔 벌린 강물이 백석리섬을 포근하게 보듬어 안고 여주보가 화려한 몸매로 날개 짓을 한다. 한천이 모여드는 천남 지구는 백년대계를 생각하며 만든 구조물이지만 주위환경에 비해 너무도 웅장하고 화려한 시설이 낭비로 보인다. 여주보를 중심으로 조성된 야외무대는 한여름 밤 오케스트라의 음률이 울려 퍼질 때 여주보의 화려한 조명과 함께 절정을 이룰 것이다.

 

 

고수부지에서 승강기를 타고 올라선 여주보는 교량의 길이가 525m에 이르고, 12기의 수문 위를 지나면 훈민정음 언해본을 만난다. 유압식 승강 장치에 의해 상하로 오르내리는 수문은 평상시에는 바닥에 내려놓아 물을 가두고 홍수 시에는 수문을 들어 올려 물을 내보낸다고 한다.

 

 

세종대왕의 과학발명품인 해시계(앙부일구), 물시계(자격루)의 형상을 디자인한 여주 보는 전망대에 올라서며 절정을 이룬다. 남한강에서 가장 긴 세종대교(1875m)와 여주 읍내가 시원하게 펼쳐지고, 세종대왕이 잠들어 계시는 영릉의 푸른 숲과 양평 쪽으로 이포 보까지 10여km를 조망할 수 있어 푸른 강물이 함께 어우러지는 절경이다.

 

 

                                                                                      여주보 준공 조형물

 

 

 

 

 

 

                                                                    여주보 수변공원

 

 

                                                                     양평방향으로 곧게 뻗은 자전거 전용도로

                                                         전망좋은 절벽위에 자리잡은 군부대 사격장  통제소

 

 

                                                                자전거와 자동차가 함께 가는 환상의 테이트 코스

 

                                                    바람에 흩날리는 강언덕의 억새가 마음에 평화를  

 

 

 

                                                              저류지에서 바라보는 용문산과 주읍산

                                                                            강건너 천덕봉(이천의 진산)

 

 

 

 

 

                                        강바닥을 긁어모은 강사가 산을 이루었으니 골재걱정은 하지않아도 ......

 

 

 

 

                           삿갓을 눌러쓴 모양의 주읍산 - 여주의 7개 고을을 바라볼수 있다하여 칠읍산이라고도 한다.

 

 

                                                                              이포보 준공 기념탑

                                                                        전망대와 이포보

 

 

 

 

 

                                                                            학의 형상을 한 이포보

 

 

 

                                                          개군면의 특산품인 산수유가 탐스럽다

 

                                         마의 구간인 개군산 오름길 - 막걸리 한사발에 용기를 내는 주막

 

 

               양평읍에 들어오면 충주호100km 이정표가 마음을 사로 잡는다. 이곳에서 양평역 까지는 2km의 여정이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