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품세계/양천문학 기행

문학기행- 제1부 개심사

김완묵 2009. 5. 24. 13:03
 

                          문학 기행 (양천) -  1부 개심사(開心寺)

 

 

주    체: 양천 문학회

행사일시: 2009년 5월 18일

장    소: 충 남 - 서산시 천리포 수목원

 

 

 

 

양천 문학회에서 문학기행을 가는 날.

의정부에서 양천구를 가자면 줄잡아 1시간 반이 넘게 걸리는 곳이다. 새벽부터 서둘러 집을 나서도 약속시간인 8시까지 목동역에 도착하기는 빠듯하다. 회장님의 확인 전화가 계속 울린다. 마음보다 느린 발걸음 재촉하여 버스에 올라서니 모두들 반가운 얼굴들이다. 곧이어 차는 출발하고 서해안 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려간다.

 

 

 

 

 

 

서해대교를 건너면 충청도 땅이라. 사방을 둘러봐도 산은 보이지 않고 너른 들판에 끝이 보이지 않는 평야가 질펀하게 펼쳐진다. 이제 이곳에도 모내기가 제철이라. 반듯한 바둑판위에 질서 정연하게 움직이는 트랙터가 모를 심는 일꾼이다. 왁자지껄 떠들썩한 인파는 어디로 가고 규칙적인 기계소리만 고요한 들판위에 울려 퍼진다.

 

 

 

 

 

아 그리워라 옛날이여!

내 어린 시절  반달 같은 논 뺌 이 에  여러 명 늘어서서 양쪽에서 줄잡아 띄우는 대로 손놀림도 흥겹고, 아래윗집 품앗이로 온 동리가 잔치 날이라. 상수 잽이 선소리를 먹여대면 합창소리 들녘에 가득하고 걸쭉한 막걸리에 노래 가락 절로 난다. 아낙네들 이고 온 점심 광주리에 일 년 농사 시작이라. 동리사람 모두모여 푸짐하게 나누어 먹고 풍년을 빌었는데. 식당에서 주문해온 식사가 달랑 1인분이라, 이래서야 어디 사람 사는 맛이 난단 말인가. 

 

 

 

 

서산 땅으로 들어서며 처음으로 찾은 開心寺(개심사).

주차장에 내려서면 맨 먼저 일주문이 반겨준다. 고색창연한 단청의 고운 빛깔이 천년의 비바람에 날아가고 속살을 그대로 드러낸 알몸이라. 화려한 외모에 익숙해진 우리 모두 어리둥절한 표정이지만 부처님의 깊은 뜻을 속물들이 어찌 헤아릴 수 있을꼬.

 

 

 

 

아름드리 소나무가 빽빽이 들어선 산기슭에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옷깃을 여미는 경건한 마음으로 돌계단 을 올라선다. 장방형의 연못을 가로지르는 통나무다리를 건너면 배롱나무 한 그루가 반겨 준다. 상왕산 개심사의 현판을 바라보며 계단을 올라서면 사찰의 전경이 짜임새 있게 배치되어 있다.

 

 

명성에 비해 규모가 작은 개심사는 가야산의 중심사찰로 백제 의자왕 14년인 654년 혜감국사가 창건하고, 고려 충정왕 2년인 1,350년 처능대사에 의해 중수됐다고 전해진다. 보물 제143호인 대웅전은 기단만 백제 때의 것이고 건물은 조선 성종 6년에 산불로 소실된 것을 성종 15년에 다시 중건했으며, 보물인 영산회괘불탱과 금동여래좌상과 명부전 등의 문화유산이 보존되어 있다.

 

 

개심사를 품고 있는 상왕산은 금북정맥과 연결되는 지맥이다. 백두대간이 속리산의 천황봉에서 분기하여 충청북도 북부 내륙을 동서로 가르며 경기도 안성군 칠장산(七長山)에 이르러  서남쪽으로 칠현산(516m), 성거산(579m), 광덕산(699m)을 지나 충청남도 내륙을 가로질러 청양의 백월산(395m), 홍성의 오서산(790m), 예산의 덕숭산(495m), 서산의 가야산(678m)에서 북쪽으로 상황산에 이른다.

 

 

도시 사람들이 갈망하는 것이 신선한 공기. 지난밤에 한 줄금 비가 내리고 난 뒤라, 나뭇잎마다 윤기가 흐르는 생동감으로 무한정 쏟아내는 피톤치드의 향기에 취해 자리를 뜰 줄 모른다.  회장님의 재촉으로 아쉬움 속에 개심사를 뒤로하고 다음 행선지로 발걸음을 재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