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품세계/양천 문학

제 7 회 양천 문학상 시상식 - 2 -

김완묵 2008. 12. 23. 12:33


                          

 

                              송년 시 낭송회

 

 

 

 

 

 

 

 

 

 

 

 

 

 

 

 

 

 


                      기념사진

 

 

 

 

 

 

 

 

 

 

 

 

 

 

 

 

 

 

                           여흥시간

 

 

 

 

 

 

 

 

 

 

 

 

 현충원을 찾아서

 


국립묘지는 관악산 기슭의 공작봉(178m)을 주봉으로 하여 한강을 굽어보는 43만여 평의 성역에 16만 5천여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이 잠들어있는 곳이다.

 

항시 잊지 못할 아련한 추억 속에 월남의 전선에서 장렬하게 전사한 나의 전우 “신재기 병장”이 잠들어있다.  한시라도 잊은 적이 없지만 발걸음 한번 하지 못한 무심함을 자책하면서 금년에도 보훈의 달인 6월을 맞는다.

  

신록의 계절 오월의 마지막 날, 30도를 넘는 불볕더위 속에 지하철 4호선의 동작역에 내려서서 건너다보면 울창한 숲속에 자리 잡은 현충원이 시야에 들어온다. 너무도 늦은 발걸음이기에 속죄하는 마음으로 장미 한 다발을 가슴에 안고 현충문을 들어선다.


너른 광장에 빼곡히 들어찬 영령들, 신록에 눈이 부신 표지 석을  일일이 확인한다는 것이 난감하기 그지없다. 생각다 못해 민원 안내실 직원의 도움을 받아 손에 쥔 안내표에는 제 19묘역 1판 2498호로 명명이 되어있다. 조국의 수호를 위해 헌신한 임들이 계신 현충원은 엄숙하면서도 정갈하고 질서정연하게 조성된 묘지들이 너른 벌판을 가득 메운다.


국가의 성전 앞에 옷깃을 여미는 경건한 마음으로 나무하나 풀 한포기마다 살뜰하게 가꾸어온 정성으로 울창한 숲을 이루어 구천을 떠돌던 영령들이 영면 할 수 있는 안식처로 손색이 없다.


현충원을 들어서면 너른 광장 한 가운데 충성분수대가 있고 겨레 얼 마당 과 현충탑을 중심으로 묘역이 동서로 나누어진다.


오른쪽으로 호국의 종이 있는 곳에서부터 제1묘역이 시작되어 26묘역까지 왼쪽으로는 17묘역부터 56묘역까지 넓디넓은 잔듸밭에  바둑판 모양으로 질서정연하게 들어선 묘지들을 바라보면 장관이다.


큰 번호판의 순서대로 한참을 걸어서 찾아간 19묘역은 월남에서 전사한 사병들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육군병장 신재기의 묘” 뒷면에는 2498의 숫자 아래 1969년 5월 16일 월남에서 전사라는 명문(銘文) 을 확인 하므로서 우리는 40년 만에 해후를 한다.

 

울컷 솟구치는 격한 감정에 눈시울을 붉히며 망연히 표지석을 쓸어 안는다. 산자와 죽은 자의 사이가 이렇게도 멀단 말인가?  총알이 빗발치는 정글 속에서도 살아서 돌아가자고 굳게 맹세를 했건만 백마 9호 작전을 수행하던 중 전사했다는 소식에 우리 모두 망연자실하여 절규와 통한의 시간을 보냈지. 더욱 안타까운 것은 오빠의 전사를 모르는 고국의 누이동생이 보내온 무운장구를 비는 편지를 보고 우리 전우들의 슬픔은 극에 달했지.

 

전우여! 미안 하이. 밤하늘의 십자성을 바라보며 어깨를 얼싸안고 고국의 소식에 눈물지으며 생사고락을 같이 하자고 했는데 40년세월이 지난후에 전우 앞에 머리를 숙이니 무슨 변명이 필요하단 말인가?


백마부대 52포병대대 B포대 통신 반에 근무하던 우리는 보병중대를 지원하는 엄호 부대로 관측 장교와 함께 백마 30연대 2대대의 예하 중대에 파견근무를 하게 된다. 의협심과 책임감이 강한 신 상병은 백마 9호 작전이 끝나는 대로 복귀하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는데 운명의 여신이 그를 데려갔으니 애석하고 원통한일이다.


전우여!

우리가 사선을 넘나들며 피를 흘린 숭고한 사명감이 헛되지 않아 조국 근대화의 초석이 되고, “하면 된 다” 는 신념아래 세계에 그 유래를 찾아 볼 수 없는 경제대국으로 성장하여 남들이 부러워하는 올림픽과 월드컵도 개최 하였으니 이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가?


우리가 초개와 같이 바친 조국이 번영하는 동안 열심이 노력하며 앞만 보고 달려왔네. 어느덧 육십을 훌쩍 넘기고 반백의 머리에 홍안의 젊음이 주름살로 변하였으니 황혼을 바라보는 나이가 된 것이지.


전우여! 

그동안의 서운함을 푸시고 진혼곡이 울리는 동작동의 양지바른 언덕에서 영면 하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