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북정맥이 지나는 천안의 성거산
금북정맥이 지나는 천안의
성거산(579m), 태조산(421m), 취암산(318m)
산행일시: 2007년 11월 6일 08시 10분 - 15시 30분 삼행시간: 7시간 20분
소 재 지: 충남 천안시 - 성거읍, 북면, 목천읍 산행거리: 약 19km
날 씨: 맑으나 가스가 많아 시야가 흐림 나 홀로 산행
호두과자로 유명한 양반의 고장 충남의 천안으로 발걸음이 시작된다.
칠장산에서 남쪽으로 분기된 금북정맥이 서운산의 정기를 받아 엽돈재를 지나면 충청도 땅으로 들어오며 첫 번째로 솟아오른 성 거산을 깃 점으로 취암산까지 11km에 이르는 산맥을 이루지만 접속로가 7km에 이르고 망향의 동산인 각원사의 좌불상을 친견하기위한 행보로 오늘의 산행길이 19km에 7-8시간의 장거리 코스로 만만치를 않아 이리저리 계획을 세운 끝에 회룡역에서 첫 번째 전철(05시 3분)을 타고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부산행 무궁화호(6시 15분)를 이용하여 천안역에 7시 20분에 도착하여 지하도를 지나 양지문고 앞에서 700번( 7분 간격 배차)의 버스에 승차하여 성거읍에 도착하니 8시 10분 예상대로 순조로운 산행이 시작된다.
동쪽으로 봉긋하게 솟아오른 성거산 정수리는 군 시설물이 자리 잡고 있어 쉽게 알아볼 수 있고 포장길을 따라 1km쯤 들어가면 아파트 입구에 시티슈퍼의 간판이 있는 건물의 삼거리에서 우측 골목길로 들어가면 천홍사지와 저수지를 만나는 지름길이다.
500여 m를 들어가면 포도나무 과수원의 길옆으로 백제의 거찰인 천홍사지에 다시 불사를 일으킨 황금기와의 대웅전이 자리를 잡고 그 아래 길옆으로 보물 제 354호 오층석탑이 아침햇살에 그 자태를 드러낸다. 아쉽게도 당간지주는 발견하지 못했지만 우리 조상들의 얼이 담겨진 유물이 천년의 시공을 초월하는 비바람 속에서도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리에게 큰 감흥을 일으킨다.
저수지 뚝 방 길로 올라서면 명경지수와 같이 잔잔한 호수가 그림같이 펼쳐지고 초겨울이면 나타나는 물안개가 스멀스멀 수면위로 피어오르고 버드나무가 물속으로 가지를 뻗는다.
저수지 상류에서 좌측의 포장길로 올라서면 만일사 가는 길. 호젓한 산길에는 아침밥을 먹는 까치들의 움직임이 분주하고 상골, 절골, 무푸레골의 세 골짜기의 물이 이 바위 위를 지난다는 삼도바위(마당바위)도 유원지의 개발 붐 속에 땅속으로 뭍이고 이곳에서도 20여분을 더 올라간 뒤에야 만일사의 경내가 나타난다.
#조선일보 편파 보도를 거부한다.# 는 현수막이 외부인을 경계 하는 듯. 인기척에도 스님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 대웅전 앞마당에 있는 문화재 자료 250호 석탑이나 암벽에 새겨진 마애불상으로 보아 고려때 창건된 절로 추측을 하는데 동굴 속의 석불좌상(문화재 자료256호), 도지정 168호인 금당불상(문이 잠겨있는 관계로 보지 못함)등 절의 규모는 작지만 문화재 급 보물들이 있는 유서 깊은 비구니 사찰이다.
사찰의 주차장에서 우측으로 계단을 따라 등산로가 열리는데 가파른 비알 길을 치고 오르면 금북정맥의 순례자들이 달아놓은 리본들이 바람결에 휘날리고 가쁜 숨 몰아쉬며 오른 정수리에 정상 표지석이 있지만 실제로는 건너편의 군부대가 정상으로 서쪽으로는 성거읍 너머로 경기평야의 너른 들판이 펼쳐지고 남쪽으로는 아침안개 속에 태조산과 흑성산의 봉우리들이 봉긋봉긋 솟아오른다. (10시)
철을 잊은 진달래와 단풍의 어울림
흑성산과 태조산 취암산이 하늘끝에 걸리고
예정된 수순에 따라 만 일재까지 되돌아 내려와 남쪽을 향해 금북정맥의 주능선을 답사하는데 천안시민들이 즐겨 찾는 곳이라 정맥 길로는 분에 넘치는 신작로에 갈림길이 많지만 주능선만 찾아간다면 어려움이 없이 걸마 고개를 지나 성거산을 끼고 도는 1시간 만에 망향의 동산에 동양최대의 좌 불을 안치했다는 각원사 갈림길이 있고 쉼터에는 정자가 있어 이곳에서 간식을 들고 각원사로 향한다. (11시 10분)
각원사로 내려가는 길은 고꾸라지듯 가파른 산 비알로 고도를 200여m 낮춘 후에야
노송들이 빽빽이 숲을 이룬 언덕에 올라서면 동양최대의 좌 불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너른 광장에는 야외 학습을 나온 학생들이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고 호국불교의 요람으로 새로 중창한 사찰의 규모에 놀라고 불상의 크기에 압도당한다.
사찰의 경내를 둘러보고 대웅전 뒤편으로 들어서면 정상으로 향하는 등산로가 열린다. 오가는 사람들도 별로 없는 호젓한 산길에는 수 백년식된 노송들이 하늘을 가리고 계곡의 머리위에서 들려오는 목탁 소리는 중생들의 허물을 보듬어 앉는 부처님의 자비심으로 길옆으로 쌓아올린 돌탑과 바위를 기단삼아 안치한 무명 탑은 사바세계로 향하는 간절한 소망이다.
가파른 계곡을 거슬러 오르면 목탁 소리는 점점 더 커지고 낭랑하게 들려오는 염불 소리에 마음이 이끌려 올라선 곳은 수직절벽에 암각 된 마애불상 앞의 관음도장. 수능시험을 앞둔 여인들이 자식의 소원성취를 위하여 기도를 하는 것은 자식 사랑하는 부모의 간절한 소원이 아닌가?
경건한 의식 속에 조금이라도 누가 될까하여 조심스런 발걸음으로 현장을 떠나 산 비알로 기어오르면 정맥의 주능선과 다시 만나고 40여 분간의 외도로 시간이 지체 되었지만 귀중한 불교의 유적들을 둘러 볼 수 있었다는데 자긍심을 느끼며 흐뭇한 마음으로 정맥 길을 열어간다.
폐광터 굴 입구
잠시 후 송림 속에 정자까지 갖추어진 유황골 고개에 이른다. 이곳에서는 오른쪽으로 천안 I. C (호서대학)가 있는 상암동에서 올라오는 능선과 왼쪽으로 태조산으로 향하는 분기점으로 평일임에도 많은 산객들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천안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더 할 나위 없는 명소로 자리를 잡고 있다. (12시)
사람들의 발걸음이 뜸한 태조산 가는 길은 교육보험 연수원에서 극기 훈련의 일환으로 독도법을 실시하는 곳으로 매 지점마다 포스트가 표시되어 있어 지루함을 덜어주고 평평한 쉼터에 자리를 잡고 점심식사를 한다.
이제 허기진 배도 달래고 피로 회복에 특효약인 양주도 한잔 곁 들였으니 세상에 부러울 것이 무에 있나. 휘적휘적 걸어가는 발걸음에 거칠것이 없고 앞에 보이는 태조산의 정수리가 높아 보인들 무슨 걱정이랴? 정수리 8부 능선에는 새로 설치 한 듯. 팬스가 주능선을 따라 이어지고 밋밋한 정수리에는 천안시의 상징인 앙증맞은 돌비석과 태조산의 유래 안내문이 반겨준다. (12시 45분)
물 한모금 마시고 서둘러 내려가는 하산 로에도 팬스는 이어지고 삼거리 갈림길(연수원 제3포인트)에서 펜스와 연수원 길을 작별을 하고 호젓한 정맥 길로 접어들면 좌측으로 독립기념관을 품고 있는 흑성산이 반겨준다. 완만한 주능선에는 잡목이 시야를 가리어 답답하기 그지없고 취암산까지는 아직도 4km 넘는 먼 곳으로 선 답자 들의 리본을 길잡이 삼아 발걸음을 재촉한다.
아홉 살이 고개에 이르면 지나온 성거산이 6.5km 취암산이 4.1km 우측으로 유양동이 1.1km 좌측으로 흑성산이 2.1km의 이정표가 반겨주고 건너편의 흑성산이 유혹하지만 가야할 발길이 아직도 6km에 이르니 가슴속에 묻어두고 발걸음을 재촉할 뿐이다.(13시10분)
유랑리 고개를 지나며 전면에 고압철탑이 바라보이는 무명봉에 이르고 잠시 후 유랑리에서 교천리를 관통하는 지방도로의 터널 위를 지나 321봉의 전망대 바위에 올라서면 흑성산의 전면이 시원하게 펼쳐지고 남쪽으로 주능선을 따라 취암산이 자태를 보인다.
이제 앞에 보이는 정상만 오르면 오늘의 산행도 끝이라는 희망으로 발걸음을 재촉하지만 취암산은 뒷걸음치고 피로가 몰려오는 무력함속에 발걸음이 마냥 느려만 진다.
고만고만한 전위 봉들이 앞길을 가로 막고 모처럼 만난 산객이 반가워 인사를 나누며 정상을 물어보니 10여분만 가면된다는 친절한 대답에 올라선 정수리는 오늘의 산행길에 가장 전망이 좋은 곳으로 노송 한그루에 돌무더기 하나가 전부이지만 취암산 정상임에 추호도 의심이 없이 오늘의 산행도 끝이라는 안도감으로 간식과 함께 남겨진 술까지 싹 비우고 망중한을 즐긴다. (14시 30분 15분간 휴식))
자욱하게 낀 스모그는 천안시가지를 흐린 장막 속으로 가리고 경부고속도로를 질주하는 차량들의 굉음소리는 매연을 뿜어내는 원흉으로 잠시도 우리 곁을 떠나서는 살아 갈수 없는 것이기에 보상으로 받기에는 너무도 큰 시련이 아닌가?
곤두박질치는 비알 길을 내려서면 끝이라는 안도감도 잠시.
진천으로 향하는 21번 국도는 보이지 않고 높은 산 하나가 앞을 가로막는 배넘이 고개에 이르고서야 *남의 말 믿지 말고 스스로 찾아가라* 는 간단한 교훈을 잊었으니 장벽을 기어 오르며 다짐 또 한 번 다짐을 하며 올라선 정수리에는 동우 아파트 1.3km 태조산 5.8km 아홉싸리 고개 4.1km의 이정표가 반겨준다. (15시10분)
수 없는 산을 오르며 갖가지 고초를 겪게 되지만 그래도 뚜렷한 등산로에 불교의 유적지를 돌아보는 종주 길에 보람을 느끼며 1991년 재설된 평택 464번 삼각점을 지나 21번 국도의 버스 정류장에서 400번 버스 편으로 천안역에 도착하여 사우나에 몸을 담그는 행복이 나의 건강을 지켜주는 비결이 아닌가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