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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월 만에 따로서는 현준이
김완묵
2007. 11. 5. 05:51
씩씩이의 세상 (23)
9개월 만에 따로서는 씩씩이
-2007년 11월 3일-
현준아!
낮을 가리며 울음보를 터트리는
네가 안쓰럽기도 하고
사귈만하면 헤어지는
할 애비가 무심하기만 하구나.
낮을 익히기 위해 한동안
눈 맞춤과 입맞춤으로
부산을 떤 뒤에야 곁을 주는 현준이
너는 내 새끼. 귀여운 똥 강아지
안고 딩굴고 물고 빨고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확인한다.
네가 태어난 지도
9개월하고 20일
탁자의 모서리를 잡고
빙빙 돌아다니고
세상에서 태어나서 가장 어렵다는
두발로 서는 것
장한일 해낸 뒤 천진난만한 웃음 속에
무한한 장래가 열리고
설설 기어 다니며
잡아채고 입으로 빨고
하는 짓이 모두 기쁨 이란다.
이제 머지않아
저 넓은 세상을 향해
한발 한발 내딛는 행진이
시작되겠지.
그동안 진자리 마른자리 골라가며
지성으로 보살펴 주신
할머니의 손끝에서
무사 무탈하게 자라는
너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축복받은 삶이란다.
현준아!
보고 또 보고 싶은 내 새끼
씩씩하게 자라다오.
건강하게
엄마 아빠의 사랑을 듬뿍 안고
무한한 희망의 세계로
날개를 활짝 펴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