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묵 2007. 7. 6. 04:59

                                                           

                                                                         

                                                                         2007년 6월 25일 발행

 

 

시산의 가족들 불곡산을 오르다.

2007년 4월 22일 - 참석인원 17명


소요산까지 연장된 1호선에는

산으로 향하는 원색의 물결로 만원을 이루고

시험 성적표를 기다리는 수험생의

초조한 심정으로

유동적인 회원에게 연락을 하지만

역시나 불참의 확인으로

어깨가 내려앉고

철석같이 믿었던 회원들의 불참에는 맥이 풀린다.


시간이 지나며 전철이 도착할 때 마다

주내역의 개찰구에는 한 무더기씩

산 꾼들이  쏟아져 나오고

김 천수 회장부부의 얼굴이 어찌나 반가운지

다음열차가 도착하며 참석치 못한다던

이 은숙 시인과 정 계영 시인의 모습을 보는 순간

백만 원군을 얻은 듯 신바람이 나고


문 영호 감사는 동생과

남양주 문협의 사무국장을 대동하고

박 천순 사무국장은 2명의 친구와 모습을 보이며

움 추렸던 마음에 활기가 넘치고

약속시간을 30분을 지나서야 나타나는

전 호영 부회장을 마지막으로

14명의 일행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

산행들머리인 양주시청으로 향한다.


양주시청의 층층계단을 오르며

겨우 네 움 추렸던

앙상하던 나뭇가지에도 새순이 돋아 나오고

싱그러운 솔향기 속에

웃음꽃을 피우며

동심의 세계를 넘나든다.


완만한 산길엔 철지난 진달래가

살포시 손을 내밀고

송글송글 맺히는 땀방울에

가쁜 숨 몰아쉬며 주능선에 올라서면

시원하게 펼쳐지는 조망으로

가슴속이 후련하다.


한 시간의 산행으로 고압전신주 아래

잔디밭에 도착하지만

 명당자리는 먼저 온 산객들의 차지가 되어

근처의 솔 그늘에 자리를 잡고

주과포에 시루떡 돼지족발,

푸짐한 전에 수박 한 덩이 찹쌀밥으로 뫼를 하고

정성이 가득한 제상에는 산신님도 감복하고

낭낭한 축문으로 불곡산의 산신님께

무사산행을 기원하며

시산의 발전에 가호가 있기를 간절히 빌며

제전에 술을 뿌린다.


새벽잠 설치며 달려온 시산 가족들의 시장기에

군침이 도는 먹 거리들

주 진하 시인의 찹쌀밥이 단연 으뜸이라

음복주 한잔에도 걸 판진 웃음소리


묵직하던 배낭도 가벼워지고 정상이 가까워오며

소나무 그늘아래 전망 좋은 쉼터가 자리를 잡고

로프가 드리워진 벼랑길에 오금이 저린다.


사방팔방 막힘없이 펼쳐지는

465m 정수리는 양주고을 굽어보는 진산으로

축석고개 넘어온 한북정맥이 샘내 고개 지나며

임꺽정 봉을 일구고 한 강봉 지나치면

울대고개 안부에서 사패산과 불꽃같은 도봉산

그 뒤편으로 북한산의 백운대와 상장봉이 선명하다.


의정부 너른 분지 감싸 도는 수락산과 천보지맥

천지개벽하는 양주고을에 아파트가 숲을 이루고

양주 별산대 놀이의 공연이 재현되는 문화의 고장

회암사의 발굴로 역사의 숨결이 되살아난다.


산과 시를 사랑하는 우리의 마음속에는

보이는 것마다 시상이요.

 펼쳐지는 정경이 모두 감탄으로.

 오르고 내리는 암릉 길에

만고강산 유람 할 제 삼신산이 어디 메 뇨.

어깨춤이 절로 나고 발걸음도 가벼 읍 다.


벼랑길에 걸린 로프 생명을 담보하고

떨리는 손끝으로 임 꺽정봉 올라서니

일망무제로 거칠 것이 없고 

시원한 솔 그늘에 오산 삼거리가 시야에 가득하니

한양을 오가는 길목으로

탐관오리 봇짐 터는 의적 임꺽정의 본거지라

민초들의 가슴속을 후련하게 달래주는

양상군자가 아니더냐.


기념사진 한 장으로 소임을 다하고

아슬아슬한 절벽 길에 로프가 겁이 나서

솔 푸더기 벼랑길에 숨어있는 우회로

사전답사 아니면 이 길을 어찌 알꼬.


우리일행 하나같이 무사 무탈하게

불곡산행 완주하고

가슴속에 한 아름 자신감을 안고

뒤풀이로 마련한 향교마을 이층집

의정부가 원조인 부대찌게 앞에 놓고

고 양규 고문님의 선창으로 축배의 잔을 높이 들고

회장의 주선으로 선물도 받는 기쁨에

시산이 가는 길에 행운이 함께하기를 기원하며

허 은주 시인의 초청으로

의정부역 뒤편의 민속주점에서 2차를 즐겼으니

시산의 정기산행 이만하면 만족하리.


참석인원: 김 천수 부부,   김 완묵 부부,    전 호영,      김 복동,     주 진하

          이 은숙        정 계영         박 천순 - 안복남, 안복녀

          문 영호 - 남양주 사무국장 (윤 범영)     문 영철

          고 양규 고문님 은 식당으로

          허 은주 회원은 민속 주점으로 참석    총 17명


지난 2007년 시산제와 정기 산행에 많은 회원님들의 적극적인 호응으로 성황리에 마치게 된 것을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 이며 앞으로 시산의 운영에 있어 산악회의 기금을 별도로 운영하여 정기산행에만 사용하기로 합의 됨에 따라 현재 350,000원이 적립되었음을 보고 드립니다.


또한 다음 산행은 7월 하순으로 예정이 되어있지만 장마가 끝나면 바캉스 시즌이 되어 산행에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사료되어 8월 하순으로 연기하는 방안에 고견을 바라며 에정된 장소로는 1) 신탄리의 고대산     2) 청평의 호명산과 호명호수 또는 다른 장소가 있으면 조언을 바랍니다.


 

 

 

내 고향  충주 지맥을 찾아서

승대산(567m), 원통산(645m), 행덕산(447m), 수레의산(679m)


소 재 지: 충북 - 충주시 / 앙성면 노은면 신니면   음성군 / 감곡면 생극면

나 홀로 산행   날씨: 맑음    산행거리: 약 15km


오래 만에 찾아가는 고향 길

마음이 답답하거나 심기가 불편 할 때면

고향을 그리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라

말없이 반겨주는 고향이 그리워

충주 지맥으로 발길을 돌린다.


둘째딸 미숙이가

신랑감으로 소개한 청년은

준수한 용모에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이로

상견례 자리에서 결혼이 성사되고

과년한 딸을 가진 부모로서 노심초사 하다가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이루어지니

웃음이 만발하는 집안에는 행복이 가득하다.


딸자식은 애물단지라고 그 누가 말했던가?

가정 형편은 생각지도 않고

무리한 요구로 신경전이 벌어지고

2년 동안 3번의 결혼식으로

기둥뿌리가 뽑혀 나가는 중압감에  밤잠을 설치며

신접살림에 필요한 물건들과 예단까지 보냈으니

이제야 숨통이 트이며

그동안 잊고 지내던 산길로 시선을 돌린다.


충주지맥은 음성의 보현산에서 갈라진 산맥이

부영산, 수레의산, 행덕산, 원통산, 승대산, 국망봉,

보련산 , 쇠바위봉, 국사봉. 무쇠봉으로 이어지다

하청나루에서 생을 마감하는 장대한 산맥이다.


보련산과 국망봉 구간은 수년전에 다녀온 곳이라

승대산에서 수레의산을 거쳐 못재까지의

구간이 오늘의 일정으로 하루해가

빠듯한 구간이라

새벽부터 서둘러 감곡에 도착하니 8시 20분.


 복성 저수지를 지나 중부내륙 고속도로의 터널 위가

둔터 고개로 10여분 거리에 5,000원이면 족할 것인데

왕복 요금에 할증료까지 12,000원을 요구하는 택시기사.

음성 택시 조합에서 결정된 사항이라니

전국의 어느 곳에 이런 횡포가 또 있단 말인가?


인심 좋은 충청도 고향 땅에서 당하는 봉변에

어이없는 너털웃음으로

흙탕물 일으키는 미꾸라지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본다.


감곡의 문촌리와 노은면의 가신리를 잇는 둔터 고개는

2차선으로 포장이 되어 있지만

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오가는 차량이 뜸한

국망봉과 승대산을 가르는 고개 마루 인데

서쪽의 승대산 쪽으로 가시덤불 헤치며

주능선에 올라서니

겨우내 오간 흔적이 없는 등산로는

낙엽만 풀풀 날리고 가파른 비알 길에서

비지땀을 흘린다.


승대산 정상에는 별로 특징이 없지만

비닐 코팅으로 표시를 달아맨 산객이 고맙기도 하고

건너편으로 인근에서 가장 높은 국망봉이

명성황후의 전설을 간직 한 채 장호원 뜰을 굽어보고

시원스레 달려가는 중부 내륙고속 도로가

내 고향 충주의 번영을 기약 하는 듯 하다.

(9시 10분)


앙성면과 노은면의 경계를 이루는 주능선은

서쪽으로 원통산을 바라보며 진행을 하는데

무명봉을 2개 넘으면 북 사면의 너른 분지에

장호원 CC가 자리 잡고 누런 잔디에도 푸른 기운이 감돌고

골퍼들의 발걸음도 경쾌하게 보인다.


그림 같은 그린을 바라보며 무명봉 3개를 넘으면

노은면과 앙성면 감곡면의 꼭지점으로

충주 경계선을 밟아가는 주능선이 오갑산으로 연결된다.


낙락장송 휘늘어진 암릉길을 내려서면

고압 전신주 55번이 자리 잡고

감곡면 사곡리와 노은면 원통골을 이어주는

질마재에 이르는데

지금은 오가는 인적도 없는지

오솔길도 무성한 잡초 속에 가리고

당산나무와 허물어진 돌무더기만이

그 옛날의 흔적을 전해주고 있다. 

(10시 15분)


유순한 산행 길에 옹골찬 원통산

암팡진 암릉 길에 해 묵은 동아줄

오랜만에 잡아보는 로프에 힘이 실리고

원통해서 못 살겠네 한 이 많은 정수리

표시 없는 삼각점에 검은 오석 표지석

사방팔방 막힘없는 조망 터에  가슴속이 후련하다.


지나온 길 따라 국망봉이 맡 형으로

보련산, 무쇠점 그 너머 하늘 끝에 월악 영봉 걸려있고

노은면 너머로 주덕이 지척인데

수레의산 가는 길에 행덕산이 정겨 웁다.

금강산도 식후경 간식으로 요기하고

반주한잔 걸쳤으니 세상에 부러울 게 무에 있나?

( 10시 45분 - 15분간 휴식)


오늘도 걷는 다 마는 충주 지맥 길 따라

구절터 지나면 곧 바로 갈림길

좌측 길로 접어들어 462봉 지나치면

부드러운 봉우리가 덕을 쌓은 산이라고

참나무 등걸에 피어난 신비한 버섯

차마 손을 못 대고 사진으로 담아왔지.

(11시 50분)


520번 도로가 없던 시절 감곡의 쌍평리와

노은의 안락리가 정답게 넘나들던 길

지금도 오가는 길손으로 고개 길이 선명하고

367봉을 넘어서면 솔 고개가 지척이다.

(12시 10분 -10분 휴식)


한적한 시골동네 고개 마루에

이방인을 경계하는 개들의 울부짖음

서둘러 임도 따라 계곡으로 숨어드니

산길은 간데없고 울창한 활엽수림

하늘을 가리는 가시덤불 헤치며

사서하는 고행의길 남이 볼까 두렵다.


가까스로 올라선 주능선에는

간벌로 찍어 내린 나무등걸 가로막고

산초나무 딸기나무 온몸을 훌치는데

된비알 오름길에 두 다리에 경련이 인다.

이길 따라 가는 줄기 음성과 충주를 갈라 치고 

606봉 올라서니 수레의산이 지척이라

(13시 30분)


완만한 내리막길 수천 평 분지위에

아담한 연못이 솔 그늘에 자리 잡고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안동 권씨 권문 세도

그에 얽힌 전설이 전해 오는 곳

신기하다 신기해 변태 어인 벽송어가 살고 있다니

여기소라 부르는 2개의 연못이

생태학적으로 중요한 자료가 된단다.


수레울 마을 청소년 수련원에서 올라오는 등산로가

외로운 산객에게 힘을 실어주며

 지도 한 장 달랑 들고 찾아 가는 풍운아의

발걸음이 가벼운 것은

한 치도 어김없이 이곳 까지 찾아 왔기에

안면이 있는 산악회의 리본이 반겨준다.


가파른 비알 길에 무거운 발걸음

 힘겨운 산행 길에 불꽃같은 바위 암봉

한 눈에 보아도 상여바위가 확실해

날렵하게 올라선 바위에는 선경의 세계가 가까운 듯

서쪽으로 주천 저수지 너머로 백족산이 선명하고

능안 고개로 이어지는 주능선의 동쪽 끝자락에는

내 고향 마을의 병풍산이 자리 잡고 있다.

(14시 - 10분간 휴식)


큰 특징이 없는 오늘의 산행 길에서

여기소와 상여바위를 보고나면

무엇을 더 바라 리 요.

단숨에 올라선 무명봉이

노은면과 신니면 생극면의 분수령으로

충주 지맥도 절정에 오르고

수레의산의 정상에 올라서면

남쪽으로 가엽산이 가물거린다.

(14시 30분)


부지런한 음성사람 정수리마다 영역 표시로

검은 오석에 이름석자 선명하게 자리 잡고

표시 없는 삼각점에 신덕 저수지가 정겨웁다.

솔 그늘아래 펼쳐진 바위 평상에 자리 잡고

어찌 한잔 술을 마다할까?


남쪽으로 뻗어 내린 못 고개 길이

서울로 돌아가는 길목이지만 차편이 마땅치 않아

생극면 소재지로 하산 길을 잡았지만

동부 골프장에서도 6km나 되는 거리가 막막 하기만한데 

인심 좋은 공사 덤프트럭으로 생2리 마을까지

나오며 오늘의 산행도 마감을 한다.

(15시 30분) 

  

 

 

 

화신 따라 천리 길

무학산(761m), 대곡산(516m), 시루봉(662m)


산행일시: 2007년 4월 5일 1

소 재 지: 경남 마산시   날씨: 맑음   산행거리: 약 11km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 속에서도

가지마다 움이 터 오고

앞뜰에 목련이 꽃망울을 터뜨리는

4월을 맞아

훈풍 따라 전해오는 화신을 찾아

남도 천리 마산으로 달려간다.


천호동 국민은행 앞에서 승차한

 청솔산악회는 화요 맥을 이어가는

강 흥식 부장의 산악회라 더욱 반갑고

산악회의 대 선배이신

과천의 김 영오 선배님을 만나

후 꾼 달아 오른 열기 속에

만원사례를 이루고


산악회에서 제공하는 아침식사는

봄 냄새가 물씬 풍기는 냉이 국으로

든든하게 배도 채우고

대진고속도로와 남해 고속도로를 거쳐

마산의 월영동 언덕배기를  오르며

들머리가 시작된다. (12시 20분)


월영동 육교 아래 버스를 세우고

2차선 포장도로를 따라

때 약 볕이 쏟아지는 언덕배기를

타박타박 걸어가노라면

마을의 수호신인 수 백 년 된

회 나무가 자리를 잡고


새로 단장한 만날 고개는

청춘에 과수가 된 딸이

친정식구들이 그리워 고개 마루에서 기다리던 중

반가운 만남이 이루어 ?다는 전설을 간직한 곳으로

 

 우측의 송림 속으로 등산로가 열리고

처음부터 고된 신고식으로

끝없이 이어지는 나무 계단 길

숲의 향기가 온몸을 휘감아 도는

비알 길을 거슬러 오르면

붉게 타오르는 진달래의 꽃길이 열린다.


대동여지도에는 두척산으로 불리고 있는

무학산은 서원 골의 고운대와 월영대의

아름다운 자태가 하늘을 나는 학의 형상으로

신라의 최치원 선생에 의해 불리게 되었다는 전설이 서리고 


소나무 숲 사이로 타나는 전망대 바위는

내 고향 남쪽 바다.......

 로 시작되는

마산만의 돌섬과 푸른 바다 

빼곡히 들어찬 시가지가 한 폭의 그림으로

우리의 가슴을 시원하게 티 워 준다.


가파른 비알 길에서 비지땀 좀 흘리고

거친 숨소리에도 돌무더기 쌓아 올린 대곡산에 오르면

표지 석과 삼각점이 자리를 잡고

학의 날개 한껏 펼친 무학 산이 손짓을 한다. (12시 55분)


정수리에서 내려딛는 400고지 안부에는

무학산이 자랑하는 진달래의 동산으로

화려한 불꽃을 피워 올리고

능선 마다 펼쳐지는 전망대 바위는 솔 그늘 아래서

 상춘객의 옷깃을 부여잡고 유혹을 한다.


550고지를 지나 663고지를 오르는 갈림길에서

좌측의 대로를 따르면

따사로운 햇볕이 내려 쪼이는

양지바른 언덕아래 안개 샘이 자리를 잡고

갈증 난 길손에게 물 보시를 제공하며

초가지붕 얹은 툇마루는 쉬어가기 안성맞춤으로

내려다보이는 전망대는 가슴속의 묵은 때를 털어 버린다.

(13시 35분 - 5분 간 휴식)


안개 샘의 우측으로 산길이 열리고

마른대궁의 억새밭이 훈풍에 휘날리며

정상까지 억새의 천국을 이루는데

 고도가 높아지며 시원하게 터지는 조망 속에

진달래의 꽃망울이 단단한 껍질 속에 몸을 사리고

하늘높이 쌓아올린 715봉의 돌탑은

마산시민들의 소망으로 정성이 가득하다. (13시 54분)


무거운 발걸음도 정수리에 올라서며

환호성이 절로 나고

산불감시 철탑아래 큼지막한 정상 석

바람결에 휘날리는 태극기는 마산의 정기를 한 몸에 받고

 헬기장 주위로 자리 잡은 너른 암반들

옆자리에 짝을 이룬 김 대수 산님과

정상 주를 나누며 망중한을 즐기는데

시루 봉을 다녀오는 심 선생의 말 한마디에

무학산 제일의 전망대를 어찌 지나 칠 수 있으랴?

(14시 05분 - 20분간 휴식)


왕복 1시간의 거리를 다녀와도 약속시간이 넉넉하니

의기투합으로 자리를 털고 시루봉을 향해 발길을 내 딛는다.

오가는 사람 없는 낙남정맥의 마루 금

비지땀을 흘리며 달려가는 발걸음은 점점 빨라지고

전망대 바위에서 바라보는 시루봉은

시루떡을 거꾸로 쏟아놓은 듯

켜켜이 차곡차곡 쌓아올린 바위들이

수 십 길 단애를 이룬 전망대로

십오 분 만에 정맥의 갈림길에서 좌측의 오솔길로 접어들어

송림 속을 헤치며 달려간다.


철사다리를 타고 오른 정상은

나무 한그루 풀 한포기 없는 150여 평의 너른 암반으로

사방팔방 거침없는 시원한 조망 터로

지척에 솟아오른 무학산(761m)을 중심으로

서남간에 대산(727m), 광노산(720m), 봉화산(649m),

서북산(738m), 여항산(744m)이 하늘 금을 그으며

병풍같이 외워 싸고 미로같이 얽혀있는 계곡 사이로

 내서면의 마을들이 한눈에 바라보이는 전망대에서

바다의 한 귀퉁이도 볼 수가 없으니

애석하기 그지없다. (14시 45분)


오늘의 소임을 다 한 듯

편도 1.3km에 왕복 2,6km를 다녀오는 발걸음은

물먹은 솜뭉치처럼 무겁지만

마음만은 봉우리 하나를 더 챙겼다는

자부심으로 깃털처럼 가볍고

되돌아온 정상에는 공허로 운 바람만 불고 있어

다급해진 마음을 추 수리며

곧바로 서너 마지기로 내딛는다. (15시 15분)


억새와 진달래가 어우러진 서너 마지기

철 계단을 타고 내려서는 안부에는

장승들이 무사 산행을 기원하는 듯

휴식공간으로 자리를 잡고

전망대 바위마다 새롭게 펼쳐지는 마산의 시가지


60년대 조국 근대화의 물결 속에

자유보호 무역항으로 한강의 기적을 일구어내는

견인차로 자부심을 갖는 마산.

이승만 정권의 독재가 종말을 고하고 민주화의 초석이 된

마산에 마창 대교의 건설이 한창이니

완공이 된다면 또 하나의 명물로 자리매김을 하지 않을까?


내 고향 남쪽 바다로 시작하는 어느 시인의 노랫말처럼

쪽빛바다의 푸른 물결.  보면 볼수록 정감이 가는

마산 시내를 굽어보며 서원계곡으로 내려오니

왕사구라 벚꽃이 하늘을 뒤 덥고

바람결에 흩날리는 꽃비를 맞으며 주차장에 도착하니

16시 20분. 꿈같은 4시간의 무학산 산행을 마감하며

얼큰한 김치찌개에 밥 한술 말아먹고 곁들이는

소주한잔에 되짚어 가야할 천리 길도

꿈속으로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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