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오지산행 - 정선의 반론산

김완묵 2007. 6. 29. 05:27

정선으로 오지산행

염장봉(676m), 반론산(1,068m)


천연기념물 348호 철쭉나무

산행일시 : 2007년 6월 26일 11시 - 15시 50분    산행시간 : 4시간 50분

소 재 지 : 강원도 정선군     산행거리 : 약 9km     날 씨 : 청명하고 화창하다.

자이안트 산악회    참여인원 : 38명    회  비 :  2,3000원   아침간식 저녁 식사



                                 산간오지의 고사목 한반도?

 

마른장마  덕분에

홀가분하게 집을 나선다.


노원역 6번 출구 삼성생명 앞에는

하나 둘 모여드는 산 꾼들로

활기가 넘치고

7시 정각 오지산행 길 따라 정선으로 향한다.




군자역, 천호동, 상일동을 지나며

산객들을 태우고

중부, 영동 고속도로 다음으로

진부 나 들목을 내려

남쪽으로 말머리를 돌린다.


 


 

깊고 깊은 오대천이

강바닥을 적시는 가믐에도

수마가 할퀴고 간 상처가 여전한데

겨우 네 방치하다

이제야 제방을 모으는

굴삭기의 굉음소리가 계곡에 가득하고

 

신기리 삼거리에서 좌로 방향을 바꾸어

봉산리와 율목치를 지나면

꿈과 낭만의 애환을 싣고

달리는 미니기차 정선선이 반겨준다.


 


 

골지천과 송천이 만나

어우러지는

정선 아리랑의 아우라지


눈이 올라나 비가 올라나 억수장마 질 나나

만수산 검은 구름이 막 모여든다.

아우라지 뱃사공아 배를 좀 건너 주게

싸리 골 올 동박이 다 떨어진다.


아 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날 넘겨주게


고려의 유신들이

이씨조선 거부하며

두문동 꼴 짜기에 숨어들어

망국의 한을 달래는

애절한 사연이  강물위로 흐르고

한양으로 떠나간 낭군을 기다리는

처녀의 애끓는 사연이 가락 속에 녹아든다.


 


 

높은 산에 둘러싸인 분지속의 여량리.

남쪽의 산 비알에 흐드러진 감자 꽃

둔덕길로 올라서면

개 망초 반겨주는 묵밭 사이로

산행길이 열린다.




빽빽한 낙엽송 비알 길에는

고사리 손, 초등학생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그 들에게서

진한 향수에 취해

재잘 재잘, 왁자지껄

함박웃음 속에 산길을 연다.


         


                  
11시 35분

진땀 흘리며 올라선 염장봉은 676m.

아담한 정상 석에 입맞춤하고

서둘러 떠나는 산행 길은 

오지산행 진수를 만끽하는 곳.

우왕좌왕 15분간 알바를 하며

겨우 찾아 올라선 안부에서 땀을 삭이고

가시덤불 헤치며 산길을 연다.




약초꾼들의 흔적을 찾아

끊어질듯 이어지는 오솔길에는

햇볕도 파고들지 못하는 원시림

엄나무와 가시 오가피

난초 지초 흐드러진 동산에

더덕향기 진동하는  천국이어라.




진귀한 약초에 눈길이가고

느려지는 발걸음 재촉할 때

높다란 바위하나 벼랑 끝에 달리고

노송의 그늘아래 그림 같은 여량리

곰 말과 지경동이 골 지천을 품에 안고

왕재산 휘돌아 아우라지로 흘러든다.

            - 13시 -




반론산의 전위 봉 1002고지에 올라서면

정상 0.8km의 이정표가 숲속에서 반겨주고

빼 꼼이 트인 공간 사이로

고양산과 상정바위봉이 모습을 드러내며

답답하던 가슴에 한 줄기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곧이어 가파른 협곡으로 내려서면

죽천부부의 리본이 반겨준다.




죽천의 흔적 따라 직 벽으로 올라

좌측의 사면 길을 돌아가면 너른 분지에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행동식에 막걸리 한잔으로 입가심 하고

말끔하게 장식한 안내판이 눈길을 끈다.

     



천연기념물  철쭉나무를 찾아

사방을 두리번거리다

아쉬운 마음으로 나무계단을 올라서면

정상 30m 못 미친 지점에서 우리를 반겨준다.


천연 기념물 제 348호

소재지: 강원도 정선군 북면 여량리 산 1 - 12번지


소교목으로 자라고 있는 철쭉은 높이가 4.98m  나무둘레: 70cm 

수관은 동서: 6.9m   남북: 6.7m   수령이 약 200년으로 추정됨

지금까지 알려진 것 중에 가장 큰 것으로 부근에는 특산종인 사창분취10개종과

희귀종인 복분취 등 4종이 군락을 이루고 댕강 나무 등이 자생을 하고 있다.










첩첩산중 밀림 속에 숨어 있는 희귀한 보물

백두대간의 옥돌봉을 오르는 길섶에

수령 400년을 자랑하는 철쭉나무 군락이 있지만

단일 나무로는 이보다 큰 곳이 없다고 하니

두위봉의 주목(1,500년 추정),

용문사의 은행나무(1,000년 추정)와 견줄만한

소중한 자산이 아닌가?




                            철원의 권 찬환씨가 쓴 정상 표시판

정상에 올라서면 버려진 헬기장에

정상석은 간곳이 없고

외로운 삼각점만 폭염속에 졸고있다. 

 776 - 재설   301  건설부( 삼각점)      - 14시 40분 -


무성한 수림속에 시원찮은 조망

서운한 마음 달랠 길 없어

그늘 속에 자리 잡고 술잔을 나눈다.



정선지맥에서 만나 두 번째 산행으로

노익장을 과시하는 철원의 권 찬환 씨

73세가 무색하게 지맥과 오지산행을 고집하는

집념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실감한다.




건너편의 고양산이 손짓을 하지만

고창 골로 내려오는 비알길에서 갈증을 느끼며

수해 복구 공사가 한창인 계곡을 따라

20여분 내려오면 고창골과 큰골이 갈리는

고양리 동구밖의 날머리에서 산행을 마감하며

한반도의 지도를 굽어보는 상정 바위봉 입구를 눈여겨 본다.

           - 15시 50분 -





                                     오른쪽끝 자락에 고양산





                                              무슨 풀이지?

                           가운데 반론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