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길목에서 백양사로 향하는 발걸음
백암산(741,2m), 백학봉(651m)
산행일시: 2006년 4월 6일 11시 30분 - 15시 산행시간: 3시간 30분 산행거리: 약 9,3km
소 재 지 : 전북 순창군 복흥면 전남 장성군 북하면 의야 산악회 참석인원 : 44명 날 씨: 맑음
5년 전
울릉도 여행길에 인연이 되어
아내가 회원으로 동참하는 의야 산악회
잊지 않을 만큼 찾아가는 곳이지만
고향집을 찾아 온 듯
만나면 반갑고 줄 거운 정담을 나누며
반겨 주는 곳
오늘의 행선지는 전남 장성의 백암산
가을의 단풍이 제격이지만
봄이 오는 길목에서
행락인파 뜸한 고즈넉한 산사를 찾아
호남고속도로를 질주한다.
백양사 나 들목을 빠져나와
곰 재를 넘어서면 육지속의 바다
장성호가 산굽이를 파고들며
손짓을 하고
약수 천 거스르면
산 목련이 다소곳이 고개 내밀고
단풍나무
굴참나무
은행나무는
아직도 앙상한 가지에 겨울잠이 한창이라
좌측으로 백양사
개울가에 작은 연못
그림 같은 쌍 계루,
극락 교를 돌아서면
무성한 비자나무 하늘을 가리고
잔잔한 조약돌이 가지런히 깔려있는
약수 암 오름길
직각으로 올려보는 기암절벽에
갈 짓 자로 이어지는
산길 따라 거친 숨을 몰아쉰다.
바람도 잔잔한 한낮의 벼랑길
진땀 흘리며 올라선 영 천 암
앞마당의 전망이 可觀(가관)이고
수백 척 기암절벽 하나의 바위덩이
사시사철 넘쳐나는 시원한 석 간수
갈증 난 길손에게 물 보시로 공양하고
그 위의 동굴에는 관음상의 안식처라
조선중기 한양 선사 칠일주야 설법할 때
구름 같은 인파 속에 흰 양도 있 엇 더 라
그 뒤로 백 암사를 백양사로 부른 다 네
끝없는 나무계단 하늘로 이어지고
세찬바람 불어오는 안부에 올라서면
용아 장성 버금가는 칼등 같은 암능길엔
언감생심 그 곳으로 눈길조차 주지 않아
호기심에 발길을 돌려보니
수 백길 절벽위에 벼랑길이 30m
엉금엉금 기어가며 전망바위 올라서니
천년고찰 백양사 계곡에 가득하고
바위틈에 자리 잡은 휘 늘어진 낙락장송
만고풍상 고통 속에 수 백 년을 지켜오며
고고한 그 자태에 감탄사가 절로난다.
되돌아온 안부에서 철 사다리 빙글빙글
산 비알을 돌고 돌아 암반위로 올라서면
노송의 그늘아래 천하절경 전망대라
양 날개 활짝 펴고 비상하는 백학의 목덜미
심장의 맥박이 고동치는 중심에서
천지 사방 둘러봐도 막힌 곳이 없어라.
암 능길 돌고 돌아 힘겹게 올라선 곳
651m 정수리엔
비상약품 구급함과 인조목 간판으로
조난신고 표지만이 자리를 잡고
사방을 둘러봐도 정 상석은 간곳없고
꿈결 속에 지나치기 십상인데
기암절벽 화려함도 이곳에서 끝이 나고
상왕봉 1,040m, 기린봉 1,340m
완만한 능선 길에 포근한 육산으로
지친 몸 달래기에 안성맞춤 이라
된비알 급경사에 지레 겁을 먹고
중도에서 내려간 일행들
이 사실을 알고 나면 얼마나 배 아플까?
거친 숨소리 사그라들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정담을 나누며
산죽들의 호위 속에 비단길을 열어가면
오른쪽은 구암사 로 왼쪽은 약수동 길
잠시잠간 비알 길을 거슬러 오르면
바람도 시원한 헬기장이 722봉
남도와 북도의 경계선 따라
영취산에서 갈려나온 호남정맥이
곡두재 지나 백운산 까지
천리 길을 달려가는 마루 금으로
출출한 시장 끼에 짐 보따리 풀어보니
시원한 막걸리에 부침개 안주
앙증맞은 조롱박에 넘치는 인정
훠이 훠이 날개 달고 기린 봉을 향한다.
아름다운 자태를 뽑내고 싶은 것이
어찌 인간의 마음뿐인가?
암반위에 자리 잡은 노송 한그루
가지런이 뻗어나간 줄기 따라
삼단 같은 머릿결에 윤기가 흐르고
거친 바람 몰아치는 산등성이에서
뒤틀린 옹이하나 부러진 가지하나 없이
균형 잡힌 그 자태에 사로잡혀
사진 속에 그 모습 담아내기 정신없다.
바위 암봉 기린봉을
사면 길로 휘돌아 잡목 숲을 헤치면
곧 이어 상왕봉(741m)이라
앙살 맞은 바위들이 서너평 바닥으로
산지사방 전망 좋은 정수리에는
외로운 이정표 정상 석을 대신하고
내장산 줄기들이 하늘 금으로
순창 새 재 건너뛰어 이곳으로 연결된다.
금강산도 식후경
불편한 자리지만 옹기종기 모여앉아
모내기철 들밥 먹듯 밥 한술에 술 한 잔씩
왁자지껄 웃음 속에 우정의 꽃이 핀다.
주섬주섬 짐 보따리 배낭 속에 챙겨 넣고
산죽 밭을 헤 쳐가며 남창고개 내려서면
십자로 갈림길엔 정적만이 흐르는데
직진하면 사자봉 우측으론 몽계 폭포
좌측으론 약수동 계곡 따라 백양사와 이어 진다
자잘한 너덜바위 갈참나무, 조릿대
경쾌한 발걸음에 임도 길로 내려서고
시원한 물길 따라 계곡을 훑어봐도
스님도 모르는 금강 폭포 虛名(허명)만 요란 하네
계곡을 내려서며 울창한 비자나무
북방 한계점에 자생하는 5,000여 그루
천연기념물 153호로 지정된 수백 년 된 거목들
구충제로 효험이 있다지만 바둑판이 제일이고
쌍계루 앞마당엔 고승 대덕들의
사리와 유골, 비석을 봉안한곳
대웅전 뒤뜰에는 팔각 팔층으로 탑을 쌓고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셨으니
뒤돌아보는 백학봉과 어우러진 선경 일세
쌍계루 너른 대청 계곡을 굽어보면
연못위에 징검다리 잉어들도 평화롭고
700년 된 이팝나무 진각대사 지팡이로
산문입구 갈참나무 자리지킴 수 백 년에
당 단풍 호위 속에 수호신이 되었더라.
꿈 길 같은 산행 길도 마감을 하고
어설픈 편집으로
백 여 장 넘는 사진 한순간에 사라지니
허망한 마음, 쓰린 가슴, 어이 할 꺼나
이래저래 나이 들면 한곳 밖에 없다는데
한번실수 병가상사 절망만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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